33년째 권좌를 지켜온 훈센 총리가 이끄는 캄보디아 여당이 29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다고 선언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집권 여당인 캄보디아인민당(CPP) 측은 이번 총선에서 전체 125석 가운데 100석 이상을 차지, 자신들이 총선에서 승리했다고 발표했다. 속 이산 CPP 대변인은 “유효 투표의 8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이 설명했다.
투표율은 80.49%로 최종 집계됐다. 이는 2013년 총선 당시 투표율(68.5%)과 선관위가 당초 예상했던 수치(60%)를 크게 웃돈다.
이번 선거에는 CPP를 포함해 총 20개의 정당이 참여했지만, CPP를 제외하고는 선거를 위해 급조된 정당에 가까워 여당의 승리가 사실상 확실시 돼 왔다. 특히 훈센 총리는 지난 총선에서 약진했던 야권 연합 캄보디아구국당(CNRP)을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강제 해산시켜 적수 없는 선거를 치렀다.
CNRP 소속 정치인을 비롯한 반정부 인사들이 유권자들에게 선거 보이콧을 촉구했지만 결과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와 관련 여당은 이번 선거의 관건이 투표율이었던 만큼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안간힘을 썼다. 익명을 요구한 한 남성은 BBC에 “투표를 했다는 인증이 필요해 참여했다”며 “투표를 안 하면 문제를 만들어 체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앞서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신뢰성을 문제 삼으며 캄보디아 총선에 대한 지원을 중단했다. 야당 인사인 무 소추아는 BBC에 “이번 결과는 캄보디아 민주주의의 죽음을 뜻한다”며 비판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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