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사관학교 교수가국내 지진 1,200회를 분석해 대부분이 비로 인한 지하수 흐름에 영향을 받아 발생했다는 새로운 학설을 제기했다.
오경두 육사 토목환경학과 교수(대령)는 1~6일까지 이탈리아 팔레르모에서 열린 제13회 국제수문정보학회에서 ‘우리나라 지하수 변동에 따른 지진 활동의 계절적ㆍ공간적 변화’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국내 지진 발생과 강우량과의 연관성을 규명했다고 육군이29일 밝혔다.오 교수는 지난해부터 대진대와 공동으로 지진을 연구하고 있다.
논문에 따르면 장마철인 7월에 내린 비는 땅 속에서 서서히 이동하고, 9월 지하수 수위가 가장 높아진다.이때 육지에서 가장 많은 지진이 발생한다.이후 지하수가 바다로 흘러가면서 육지 지진은 감소하고,바다 지진이 증가한다.지진에너지는 육지가 바다에서보다 크고약 6개월 시차를 두고 발생하나,두 지진은 매우 닮은 형태를 보인다.
오 교수는 “남해에서의 지진이 육지에서의 지진과 닮은 정도를 나타내는 상관관계는 93%로,이렇게 높은 경우는 자연계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며 “이는 국내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지진이 지하수 흐름에 영향을 받는다는 결정적인 증거”라고 설명했다.육지ㆍ바다 지진의 닮은꼴은 서해,동해,남해에서 모두 관측되지만 산에서 바다까지의 이동거리가 연안을 따라 비교적 균일한 남해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이러한 학설은 기상청이 지진관측을 시작한 1978년부터 발생한 지진 1,200회에 대한 시기ㆍ장소ㆍ에너지와 당시 강우량ㆍ지하수 수위 변화를 분석한 결과 도출됐다.오 교수 연구팀은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2020년까지 지진 위험 지역과 정도를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육군 관계자는“지진 발생 후 경보를 발령하는 대응 체계에서 나아가 지진 발생 수일 또는 수주 전 예보하는 선제적 대응 체계를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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