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산타 고향과 협약
우체국 한국 본점 문 열어
“성탄절 맞춰 핀란드서 직접 답장”
연말 리얼 산타클로스 초청 이벤트도
“빨리 크리스마스가 왔으면 좋겠어요.”
28일 강원 화천군 산수화로 산타우체국을 찾은 최수영ㆍ수예(6) 쌍둥이 자매는 핀란드 라플란드주 로바니에미시에 있는 산타 할아버지에게 보낼 그림 엽서를 만들었다. 자매는 “엄마, 아빠 말씀 잘 듣고 착한 일을 많이 할 테니 크리스마스에 답장을 꼭 보내달라”며 정성스레 색을 채우고 또박또박 글씨를 적었다. 그림 엽서에 이어 쌍둥이 자매는 산타클로스와 요정 엘프 모양의 쿠키를 직접 만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산타클로스의 고향인 로바니에미시의 산타 우체국 대한민국 본점은 이날 문을 열고 업무에 들어갔다.
크리스마스 트리와 산타 할아버지, 빨간 코가 돋보이는 루돌프 캐릭터 등이 가득한 산타우체국을 찾은 어른들은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렸다. 김선희(36ㆍ여)씨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선물을 기다리며 설레던 기억이 난다”며 “크리스마스 캐럴에 눈 장식까지 겨울왕국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겨 시원한 느낌마저 든다”고 말했다.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주 6일 운영하는 산타우체국에서는 연중 핀란드 산타마을에 보낼 편지와 엽서를 접수한다. 핀란드 현지에서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개별적으로 답장을 해 줄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이곳에선 쿠킹 클래스를 비롯해 북극 오로라 홀로그램 존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어린이들에게 즐거움을 선물한다. 핀란드 현지에서 제작한 순록 캐릭터 인형과 엽서, 산천어 액세서리 등 기념품도 구입할 수 있다. 홍달샘(48ㆍ여) 화천군 주무관은 “산타우체국은 핀란드 문화와 화천을 전국에 알리는 역할도 하게 된다”며 “연말 현지 산타클로스와 엘프를 초청해 특별 이벤트를 여는 등 전국적인 명소로 만들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산타우체국은 수년간 화천군이 추진한 산타클로스 마케팅의 결실이다. 군은 앞서 2016년 산타클로스의 고향인 로바니에미시와 협약을 맺었다. 지난해까지 아이들의 소망이 담긴 편지 7,112통을 핀란드로 보냈고, 산천어축제장에 푸른 눈의 산타 할아버지를 초청해 큰 호응을 얻었다. 그 결과 화천군은 지난해 핀란드 체신청으로부터 산타우체국 상표에 대한 대한민국 내 독점권을 승인 받았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최근 무르익은 남북 화해 분위기에 맞춰 산타클로스와 비무장지대(DMZ)와 접한 접경지역인 화천이 상징하는 사랑과 평화를 테마로 한 마케팅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글ㆍ사진 화천=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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