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총장 비롯해 검찰 고위 인사 조문 예정
1987년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씨가 28일 오전 5시48분쯤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박씨는 지난해 초 척추 골절로 수술을 받고 부산 수영구 남천동의 한 요양병원에 입원한 뒤 온종일 누워 지냈다. 최근 며칠간은 기력이 급격히 떨어져 가까운 사람도 잘 알아보지 못하는 상태였다.
박종철 열사의 형인 종부(59)씨는 “오늘 새벽 4시30분 병원 측으로부터 위독하다는 말을 전해 듣고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던 중 비보를 접했다”고 말했다. 유족으로는 종부씨, 박 열사의 누나 은숙(55)씨가 있다.
유족들은 부산 시민장례식장에서 4일장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하고 세부 장례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
박종철 열사는 서울대 언어학과에 재학 중이던 1987년 1월 13일 서울대 ‘민주화추진위원회’ 사건 주요 수배자의 소재 파악을 하려던 경찰에 강제 연행돼 서울 용산구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물 고문을 받다가 다음날 사망했다. 당시 경찰은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허위 조사 결과를 발표해 사인을 단순 쇼크사로 위장하려 했다. 6∙10 항쟁의 기폭제가 된 이 사건은 올 초 이를 소재로 한 영화 ‘1987’이 개봉하면서 재조명됐다.
지난 3월 20일엔 문무일 검찰총장이 박씨를 찾아가 과거사에 대해 공식 사과하기도 했다. 박종철 열사가 숨진 지 31년만이다. 문 총장은 박씨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21일 병원을 다시 한 번 찾았다.
문 총장을 비롯한 부산고검장과 부산지검장 등 검찰 고위 인사들은 이날 오후 조문할 예정이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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