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 소재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인 대성고가 일반고 전환을 추진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일반고 전환을 신청한 자사고는 대성고가 처음이다.
26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대성고는 전날 오후 시교육청에 ‘자사고 지정 취소 신청서’를 제출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신입생 충원 부족 등을 이유로 학부모회의와 학교운영위원회 논의를 거쳐 일반고로 변경하겠다는 신청서를 냈다”고 말했다. 대성고는 당장 2019학년도부터 일반고 자격으로 신입생을 받겠다는 계획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고 전환 승인을 받으려면 시교육청이 주관하는 ‘자율학교 등 지정ㆍ운영위원회’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학교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청문 절차도 진행한다. 9월 10일까지 일반고 입학전형 실시계획을 확정해야 하는 올해 서울지역 고교 입시 일정을 감안할 때 시간은 빠듯하다. 대성고가 일반고 전환에 성공해도 재학 중인 2, 3학년 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자사고 교육과정을 적용 받는다.
정부의 자사고ㆍ외국어고ㆍ국제고 폐지 방침에 더해 지원 경쟁률도 갈수록 하락하면서 일반고로 변경하려는 자사고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09년 자사고로 전환한 대성고도 올해 신입생 모집에서 350명 정원에 250명만 지원해 미달 사태를 겪었다. 올해 서울지역 22개 자사고(전국 단위 하나고 제외)의 평균 경쟁률은 전년도 2.04대 1에서 1.74대 1로 대폭 감소했다. 앞서 2015년에는 미림여고와 우신고가 일반고로 전환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고교 체제 개편 3단계 로드맵’을 통해 일반고로 전환하는 자사고ㆍ외고ㆍ국제고에 3년간 6억원을 지원하겠다는 당근을 제시한 바 있다. 강원외고와 부산국제외고도 각각 4월과 6월 시ㆍ도교육청에 일반고 전환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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