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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곤두박질, 소비ㆍ수출 휘청... 올해 성장률 2.9%도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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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곤두박질, 소비ㆍ수출 휘청... 올해 성장률 2.9%도 어둡다

입력
2018.07.27 04:4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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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공행진하던 설비투자 6.6% 추락 

 2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 

 #2. 

 아파트ㆍ토목 건설 모두 줄며 

 건설 투자도 1.3% 마이너스 

 #3. 

 민간소비는 1분기 절반 수준 

 미중 무역전쟁ㆍ반도체 경기 둔화 

 수출 전망도 암울… 악순환 우려 

일 오전 경기 평택시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18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보다 0.7%, 지난해 동기보다 2.9% 성장했다. 뉴스1
일 오전 경기 평택시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18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보다 0.7%, 지난해 동기보다 2.9% 성장했다. 뉴스1

서울 여의도동 H빌딩 지하 상가 주인 박모(42)씨는 1년 가까이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박씨는 “임대 수익은커녕 매월 40만원도 넘는 상가 관리비만 꼬박꼬박 내고 있다”며 “공짜로라도 세를 주고 싶지만 문의조차 없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역 인근의 한 상가 건물 1층은 외국계 은행이 떠난 뒤 1년 넘게 비어있다. 풍부한 유동인구 덕에 웬만한 불황에도 끄떡없던 서울 대표 상권의 위상이 무색한 상황이다. 인근 K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월 임대료를 20%가량 낮춘 곳도 임차인을 좀처럼 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올해 3% 성장 전망을 철회하고 성장률 목표치를 2.9%로 낮췄지만 꺼져가는 성장 동력에 이마저도 어려울 것이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조정기에 접어든 설비ㆍ건설투자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하며 분기 성장률도 떨어지고 있다. 성장세를 이끌어야 할 수출과 소비도 미중 무역분쟁, 고용 부진, 소비심리 위축 등 겹겹의 악재에 포위된 상황이다. 경기가 급속도로 악화하는 것 아니냔 우려가 적잖다.

한국은행은 26일 우리나라의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7%(전년동기 대비 2.9%)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1분기 성장률은 1%였다. 정부와 한은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인 2.9%에 도달하려면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0.82~0.94% 성장해야 한다.

항목별로 보면 민간소비가 0.3%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평창동계올림픽 특수가 있었던 1분기 성장률(0.7%)의 절반 수준이다. 정부 소비는 사회기반시설(SOC) 투자를 중심으로 0.3% 증가했다. 반면 반도체, 디스플레이 호조 속에 고공행진했던 설비투자는 6.6% 추락하며 2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보였다. 건설투자 역시 아파트 및 토목 건설이 모두 줄면서 1.3% 감소했다. 부동산 경기 둔화는 건설업(-2.3%), 부동산및임대(-0.5%) 등 관련 업종의 역성장에서도 드러난다.

[저작권 한국일보] 성장률 취업자 증감 송정근 기자/2018-07-26(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 성장률 취업자 증감 송정근 기자/2018-07-26(한국일보)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현재 경기는 잠재성장률(연 2.8~2.9%)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하강 국면은 아니다”며 “주요국의 재정 확장, 우리 정부의 경기활성화 대책 등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경기가 갑자기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부정적 신호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우선 투자 하락세가 예상보다 가파르다. 상반기로 보면 설비투자는 1.4%, 건설투자는 0.3% 성장에 그쳤는데, 이는 지난 12일 발표된 한은 전망(설비투자 1.8%, 건설투자 0.7% 성장)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하반기 성장 동력으로 지목되는 소비와 수출도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다. 연초만 해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갈등 해소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복귀와 서비스업 회복으로 민간소비가 호황을 보일 것이란 기대가 컸지만 결국 현실화하지 않았다. 수출 역시 우리나라의 양대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이 격심한 무역 분쟁을 겪고 있는 데다가,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경기의 둔화 우려도 높아지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무엇보다 설비투자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는 게 경고등”이라며 “결국 일자리 감소 등 경제를 더욱 위축시키는 악순환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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