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로 출범 1년을 맞는 인터넷전문은행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이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이용우ㆍ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26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진행된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자본확충을 위해 2020년 상장을 목표로 내년부터 IPO를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뱅크의 IPO 추진은 은행이 예상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충분한 자본이 필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두 대표는 이날 “은행은 그 어떤 회사보다 자본확충 여력에 안전판을 갖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자본확충의 대안 중 하나로 IPO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7월 카카오뱅크 출범 당시 자본금은 3,000억원이었지만 두 차례 유상증자로 현재 자본금은 1조3,000억원에 이른다. 윤 대표는 이날 “1년간 두 번의 증자를 통해 1조원이 넘는 자본을 확충했지만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다만 이들은 IPO 전까지 추가 증자 계획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현재 성장 속도와 규모를 볼 때 특별히 IPO 전까지 자본확충이 필요하다고 보지 않는다”며 “다만 은행 영업 자체가 생각하는 대로 돌아가는 것은 아닌 만큼 다양한 변수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대표는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제한) 규제를 완화하자는 논의가 진행되는 것과 관련해 “은산분리 규제 완화와 IPO는 별개”라며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잘 돼 은행 혁신을 가속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가져올 영향에 대해서는 “챗봇 같은 혁신 서비스를 많이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카오뱅크는 IPO에 대비해 비즈니스 기반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중ㆍ저신용자의 금융부담을 낮추는 대출 상품을 늘린다는 계획도 밝혔다. 우선 올해 4분기부터 카카오뱅크에서 대출이 거절된 고객들이 카드사나 캐피탈사,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대출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해주는 방안을 마련한다. 고객이 카카오뱅크 어플리케이션(앱)에서 연계 금융회사들이 제시한 대출금리와 한도를 즉시 확인한 뒤 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회사의 상품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고객이 직접 2금융권을 찾을 때보다 금리는 낮고 한도는 더 높을 전망이다.
내년 초에는 ‘자체 중신용 대출’도 내놓는다. 그간 공급한 SGI서울보증을 통한 보증 중심의 대출이 아닌 카카오뱅크의 신용평가에 기반한 대출 상품이다. 고객이 대출을 신청하면 카카오뱅크가 차별화된 신용평가시스템(CSS)을 활용해 대출 한도와 금리를 정해 고객에게 제시한다. 내년 1분기에는 계좌번호 없이도 해외로 돈을 보낼 수 있는 ‘모바일 해외 특급 송금 서비스’를 출시한다. 이를 위해 카카오뱅크는 세계 최대 송금 결제 네트워크 기업 웨스턴유니온과 업무협약(MOU)을 맺은 상태다.
한편 지난 1년간 카카오뱅크에 계좌를 개설한 고객 수는 633만명에 달한다. 수신금액은 8조6,300억원, 여신은 7조원(잔액 기준)이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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