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법 청주재판부, 남성에 원심과 같은 무기징역 선고
공범 여자친구는 징역 10년
20대 여성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알몸 시신을 유기한 남녀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 받았다.
대전고법 청주재판부 형사1부(김성수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32)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같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의 여자친구 B(21)씨의 항소도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19일 새벽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하천변 농로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C(22ㆍ여)씨를 둔기로 수 차례 폭행하고,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도 사건 당시 현장에서 폭행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조사결과 A씨 등은 C씨가 주변에 A씨 관련 험담을 하고 다녔다는 이유로 미리 준비한 건축공사용 공구와 범행 현장 주변에 있던 도구로 무자비하게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도 모자라 C씨가 성폭행을 당해 숨진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옷을 모두 벗게 한 뒤 폭행을 이어가고, C씨가 정신을 잃어가자 목을 졸랐다.
이들은 C씨가 숨지자 알몸 상태의 시신을 둑 아래로 밀어 유기하고, 사건 현장의 흔적을 감추려고 흙을 뿌렸다. 이어 C씨의 옷가지를 인근에 버린 뒤 강원도 속초로 달아났다.
C씨의 시신은 이날 아침 일찍 인근을 지나던 주민에 의해 발견됐고, 경찰은 이튿날 A씨와 B씨를 붙잡았다.
재판부는 “두 피고인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피해자를 잔인하게 살해해 그 죄질이 매우 나빠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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