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벌쏘임 사망자 2명 발생
벌집제거 출동 작년보다 10%↑
온난화 영향 벌집유지 유리해져
“섣불리 제거 말고 119에 신고를”
매년 가중되는 폭염과 함께 말벌도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당국은 특히 야외활동 시 벌 쏘임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소방청은 26일 지난 6월 말까지 119구급대의 벌집제거 출동이 1만4,372건으로 전년 1만2,891건에 비해 10% 증가했다고 밝혔다.
소방청은 최근 5년간 벌집제거 출동 건수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4년간 119구급대가 벌 쏘임으로 이송한 환자도 연평균 7,700여명에 이른다.
올해만 벌써 벌 쏘임으로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지난달 19일에도 경남 사천시 사천읍의 야산에서 58세 남성이 벌에 쏘여 사망했다. 이달 16일에는 경북 안동시 서후면의 한 가정집에서 61세 남성이 벌에 쏘인 뒤 목숨을 잃었다.
소방청 자체 집계로는 지난해에만 12명이 벌에 쏘여 사망했다. 사망자는 모두 50대 이상이었다.
말벌은 기온이 상승하는 7월부터 벌집 내 일벌 개체수가 급격히 증가한다. 8~10월에 활동이 가장 왕성해 119구급대 벌집제거 출동의 90%가 이 시기에 집중된다. 벌집은 이미 초봄에 여왕벌에 의해 형성되지만 크기가 작아 눈에 띄지 않다가 7월부터 커지면서 사람들의 눈에 많이 띄기 때문이다.
또 최근 도시 개선사업으로 공원과 같은 녹지공간의 비율이 늘어나면서 말벌의 서식지도 늘어난데다 지구온난화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벌집을 유지하기에 유리한 도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때문에 등산, 벌초, 성묘 등 야외활동을 할 때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소방청이 집계한 지난해 벌 쏘임으로 인한 사망자 12명 가운데 7명은 산, 3명은 밭에서 사고를 당했으며, 1명만 집에 있다가 변을 당했다. 1명은 산책 중 벌에 쏘여 사망해 사망장소가 기타로 분류됐다.
산이나 밭이 아닌 집이라고 해서 안심할 수만은 없다. 최문보 경북대 연구교수에 따르면 등검은말벌, 털보말벌, 황말벌 등은 처마 밑이나 벽틈에 벌집을 짓는다.
최민철 소방청 119생활안전과장은 “폭염 속 벌의 활동증가로 피해가 속출하는 만큼 벌집을 섣불리 제거하거나 벌을 자극하지 말고 119에 신고해달라”고 말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