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경제 당대표로 文정부 보좌”
송영길 “준비된 후보에 일할 기회를”
이해찬 “이젠 강한 리더십 필요할 때”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선출의 첫 관문인 ‘컷오프’(예비경선)에서 이변은 없었다. 김진표ㆍ송영길ㆍ이해찬(기호순) 의원이 26일 무난히 예선전을 통과했다. 이에 따라 내달 치러지는 민주당 대표 경선은 유능한 경제 당대표를 모토로 ‘실용’을 앞세우는 김 의원과 86세대 맏형 격으로 ‘통합’의 아이콘을 자처하는 송 의원, 친노 좌장이자 여권 최고 전략가로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이 의원간의 3파전으로 좁혀졌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위원회를 열어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8ㆍ25전국대의원대회 본선 진출자로 김진표ㆍ송영길ㆍ이해찬 의원을 선출했다. 이날 예비경선에서는 7선의 이해찬(66), 5선 이종걸(61), 4선 김진표(71)·송영길(56)·최재성(52), 3선 이인영(54), 재선 박범계(55), 초선 김두관(59) 의원 등 8명이 본선행에 티켓 3장을 놓고 경쟁했다.
정견발표는 본선을 방불케 했다. 예비후보들은 문심(文心)을 사로잡기 위한 구애 경쟁을 펼치면서도 자신의 강점을 최대한 드러내며 지지를 호소했다. 경쟁자를 겨냥한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김진표 의원은 “결국 문제는 경제”라며 “유능한 경제 정당을 이끄는 경제 당대표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번 경선의 최대 화두인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와 관련해서도 김 의원은 “2020년 총선은 경제 총선”이라며 “남은 1년 9개월 동안 경제를 살려야 우리가 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말꾼이 아닌 일꾼이라야 할 수 있다. 승리의 DNA로 무장한 100년 가능 정당을 만들겠다”며 자신이 적임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2년 만에 당권 재도전에 나선 송영길 의원은 “준비된 후보에게 일할 기회를 달라”며 마지막까지 몸을 낮췄다. 송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 당선을 위해 야전 침대를 깔아 놓고 밤을 새웠다”며 지난 대선 당시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사실을 앞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또 “저 송영길이 한반도 평화시대, 신경제 구상을 뒷받침할 후보”라며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을 맡았던 점도 강점으로 내세웠다. 송 의원은 특히 “친문ㆍ비문이 하나로 모여야 한다. 영호남이 모이고, 세대가 모여야 한다”며 통합의 아이콘이 될 것을 자처했다.
이해찬 의원은 “강한 리더십”을 거듭 강조했다. 이 의원은 “민주정부가 10년을 집권했지만, 무너지는 건 2,3년 만이었다”며 “민주당이 민주주의를 지켜나가는 최후의 보루로 제 역할을 못하면 이 나라는 다시 독재의 나라, 겨울공화국으로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혁의 좌절시키고 평화를 방해하려는 세력에, 사자의 용기와 여우의 지혜로 맞서야 한다”며 강점으로 꼽히는 ‘강한 리더십’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열변을 토했다.
중앙위원회에는 국회의원과 당 소속 광역ㆍ기초단체장, 원외 지역위원장 등 투표권을 가진 중앙위원 440명 중 405명이 투표에 참여해 92.0%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무효 투표 수는 없었다. 다만 예비 후보별 득표수와 득표 순위 등 예비경선 투표의 구체적 결과는 당헌ㆍ당규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ocm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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