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 반발일자 선회
경기 성남시가 만 5세 이하 모든 아동에게 주기로 한 아동수당 지급방식을 지역화폐에서 체크카드(카드형 상품권)로 바꾸기로 했다. 동네 자영업자들을 살릴 수 있는 수단의 하나로 지역화폐 발행을 검토하다 반발에 부딪히자, 가맹점이 많아 편의성이 다소 높은 ‘플라스틱 머니’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은수미 성남시장이 26일 오전 성남시청에서 열린 ‘부모님과 함께하는 톡톡 토론회’에서 이런 방안을 밝혔다. 은 시장은 “아동수당을 성남에서만 쓸 수 있는 체크카드로 지급하려고 한다”며 “31일 (참여할 카드사) 공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아동수당을 카드로 주면 종이 상품권 지급에 따른 불편 사항이 해결된다. 주민센터로 가서 상품권을 받아가지 않아도 돼 배송 상의 불편이 사라지고, 일부 제한 업종을 제외하면 카드를 쓸 수 있는 성남지역 모든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게 돼 가맹점포가 적어 용처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해결된다는 것이다.
은 시장은 “카드로 지급하더라도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대기업과 연계된 쇼핑몰ㆍ편의점ㆍ프랜차이즈와 유흥업소에서는 쓸 수 없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재 성남지역 카드 가맹점은 4만5,0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시는 추산했다. 지역화폐인 성남사랑상품권 가맹점은 7,400여 곳이다.
시는 지난 24∼25일 가진 어린이집ㆍ유치원 학부모들과 간담회를 한 데 이어 이날 토론회 등을 통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다음 달 ‘아동수당 플러스’ 조례안을 시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조례안이 시의회를 통과하면 9월 지급하는 아동수당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시가 인센티브(1만원)를 포함해 11만원 상당의 지역화폐(지역점포 전용 체크카드)로 지역의 모든 대상 연령 아동(4만3,000여명)에게 아동수당을 지급하면 연간 516억원이 골목시장에 풀릴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성남시는 내년에 전통시장과 연계한 모바일 앱 기반의 온라인 유통망을 구축, 시장 구매배달 서비스 도입과 아동수당 지급 연령대와 규모를 0∼12세, 15만원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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