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발생해 그리스 아테네 북동부의 휴양지를 잿더미로 만든 산불 사망자가 80명으로 증가했다.
그리스 소방청은 아테네에서 약 40㎞ 떨어진 마티와 라티나 일대를 덮친 산불로 현재까지 사망이 확인된 사람이 최소 80명으로 집계됐다고 25일 발표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병원에 입원했던 생존자 1명이 숨짐에 따라 이날 오전 기준으로 79명이던 사망자 수가 80명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소방청은 산불로 인해 화상을 입거나 호흡기 등이 손상된 부상자는 187명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그러나 가족이나 친지가 실종됐다고 신고한 전화가 수십 통에 달한 점에 비춰 사망자 수가 증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는 이와 관련, 실종자 수가 약 40명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시민들은 현지 TV를 통해 실종된 가족들의 소재를 눈물로 수소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구조 당국은 산불 발생 사흘째인 이날부터 불에 탄 주택과 차량 등을 일일이 점검하며 본격적인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
하지만, 사망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작업에 난항이 예상됨에 따라 이번 참사로 인한 정확한 인명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그리고리스 레온 그리스 법의학회장은 "산불 희생자의 신원 확인을 위한 절차가 개시됐으나, 희생자들의 시신 대부분이 완전히 불에 탄 형편"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리스 대테러 당국도 금세기 들어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낳은 이번 산불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에 돌입했다. 그리스 정부는 피해 지역이 속한 아티카 주에서 수십 건의 산불이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난 점을 지적하며, 이번 참사가 방화로 시작됐다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한편, 그리스에서는 지난 23일 오후 아테네 외곽 서부와 북동부 도시에서 몇 시간의 시차를 두고 두 개의 큰 산불이 확산했다.
아테네 서부에서 발생한 산불은 다행히 적시에 대피 명령이 내려진 덕분에 인명피해는 나지 않았으나, 마티를 중심으로 한 아테네 북동부 산불은 시속 100㎞에 달하는 강한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확산,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졌다.
삽시간에 번지는 화염을 피해 바닷가로 피신한 뒤 물에 뛰어든 주민과 관광객 대다수는 해안경비대와 어선 등에 의해 구조됐으나, 10여 명은 물에 빠져 익사했다.
나머지 수십 명은 불길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자택이나 차량에 갇힌 채 목숨을 잃었다. 특히, 마티 해안가 절벽에서만 심한 화상을 입은 채 서로 꼭 끌어안고 숨진 엄마와 아기 등 사체 26구가 한꺼번에 발견돼 그리스인들을 울렸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24일 사흘 간의 '국가 애도의 날'을 선포함에 따라 이날 그리스 전역의 주요 관광지와 관청들은 조기를 내걸고 산불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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