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제는 '이건 해도 너무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시승기 제작을 위한 촬영이 두려울 정도고, 이미 잡혀 있는 시승 일정을 취소하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 속을 맴돌 정도다. 게다가 주말 모터스포츠 취재까지 한다고 하면 내리쬐는 햇살, 아스팔트에서 전해지는 열기 그리고 레이스카의 배기구에서 진동하는 그 열기에 노출되며 정말 정신차리기가 어려울 정도다.
그래서 결국 피신을 떠났다. 주말 브랜드 행사에 이어 모터스포츠 대회 취재까지 마치고 난 후 월요일 첫 날을 온전히 '쉬는 데'에만 쓰기로 한 것이다. 그렇지만 멀리 떠날 용기나 시간은 부족했다. 결국 서울 근교에서 '시원하게 시간을 보내는 작은 피서'를 택하기로 했다.
아울렛으로 도망치다
흔히 많은 사람들이 더위를 피해 은행 등을 찾는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길을 걷다가 너무 더우면 구경이라도 할 겸, 열기라도 식힐 겸 찬바람이 가득한 매장 문을 열기로 한다. 그래서 낙점된 곳이 바로 김포에 자리한 한 프리미엄 아울렛이었다. 비교적 사람이 몰리지 않는 월요일 오후을 아울렛에서 보내기로 한 것이다.
주차하기 편한 스파크, 그리고 변화
스파크와 함께 프리미엄 아울렛에 도착해 주차장에 진입했다. 이때 경차의 장점이 새삼스레 느껴진다. 일반적인 차량이라면 부담될 수 있는 벽과 기둥 사이, 차와 차 사이의 주차도 거침 없이 할 수 있었다. 게다가 평일이라 그랬을까? 운이 좋게도 주차장에서 아울렛으로 올라가는 통로 바로 옆에 스파크를 주차할 수 있었다.
한편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울렛으로 가는 길에서 더 뉴 스파크을 조금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아직 확실히 확인하지 못한 부분이지만 차량이 이전의 스파크와는 다소 다르게 느껴졌다. 실제 하체의 반응이 이전보다 한층 개선되었고, 더 경쾌한 주행 감성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덕분에 운전을 하는 즐거움이 제법 크게 느껴졌다.
그러나 도로 위, 경차를 무시하는 또 다른 운전자의 모습이 참 안쓰러웠다.
거닐 수 있는 공간, 그러나 무더위
김포에 자리한 프리미엄 아울렛은 4대강 사업 중에서 그래도 가장 현실적이고 또 경제적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경인아라뱃길 바로 앞에 자리한다. 깔끔하게 잘 정비되어 있는 덕에 날이 좋을 때는 아라뱃길 주변을 거닐면서 산책을 즐기는 이들도 제법 볼 수 있다. 특히 인근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 평가 받는다. 하지만 너무 더웠다. 사진만 몇장 찍고 바로 아울렛으로 발길을 돌렸다.
더위를 피해 즐길 수 있는 쇼핑몰
인터넷 쇼핑이 활성화되면서 오프라인 쇼핑몰들은 많은 변화와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그래서 그럴까? 프리미엄 아울렛 역시 가격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것 외에도 '거닐 수 있는 곳'으로 탈바꿈하려는 모습이 곧잘 보인다. 그리고 여전히 '직접 보고 사야하는' 품목들이 존재하고 있어 쇼핑몰의 의미는 여전히 충분해 보인다.
햇볕을 피해 쇼핑몰 곳곳을 거닐며 평소 관심이 있었던, 또 관심은 있었지만 직접 보지 못해 궁금했던 물건들을 살펴보았다. 레고로 화려하게 부활을 알리는 '볼트론'(원제 고라이온)을 살펴보고 싶어 매장을 찾았지만 아직 그 모습을 볼 수 없어 아쉬웠다. 그러던 중 아울렛에서 고객들을 위해 마련한 포토존이나 옥상 공원도 함께 살펴볼 수 있었다.
그러던 중 1층의 산책 공간에서 아이들의 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난간에 기대 무슨 소리인가 살펴보니 아울렛 1층 안쪽에 마련된 수로에서 몇몇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주변을 거닐던 사람들도 잠시 물에 발을 담그며 열을 식히는 모습이었다. 참고로 아울렛에서는 공식적인 물놀이 공간으로 관리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반대로 그 자체를 문제로 삼지도 않는다고..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며 즐겁게 물 놀이를 하는 아이들이 괜스레 부러워졌다.
커피, 노트북 그리고 시간
아이들의 물놀이를 보고 있었지만 쏟아지는 햇살은 너무 뜨거웠다. 아무래도 자리를 잡아야 할 것 같았다. 프리미엄 아울렛 내의 한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아이스 커피를 하나 시키고, 푹신한 쿠션이 있는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가방에서 노트북을 꺼내고는 전원을 켰다.
인터넷을 살펴보고 또 뉴스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아이스 커피가 열을 식혀준다. 기분 좋게 평소 구독하고 있던 컨텐츠 크리에이터의 채널을 찾아 '망한 영화에 대한 리뷰 컨텐츠'를 하나씩 살펴보기로 했다. 컨텐츠를 하나 하나 살펴보며 그 동안 연락하지 못했던 친구, 지인들과 연락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아울렛에 위치한 식당가 역시 반갑다. 아울렛에서 더위를 피하다 허기를 느끼면 곧바로 자리를 옮겨 맛있는 식사까지 할 수 있으니 굳이 어렵게 서울 밖으로, 지방으로 이동할 필요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완벽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정도로 충분하다.
단도직입적으로 쇼핑몰에서 하루 정도 햇살을 피한다고 훌륭한 피서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순간 시원함과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 더 뉴 스파크 역시 마찬가지다. 경차라는 세그먼트가 운전자를 100% 만족시킬 수 있는 차량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운전하기 편하고 또 즐거운 그 매력과 브랜드에 걸쳐 드러나는 안전에 대한 부분은 분명 매력적인 요소일 것이다.
그렇게 조금 부족하지만 제법 만족할 수 있던 작은 피서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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