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선박박물관 변종윤 이사장
부산항만공사에 500여점 내놔
“제가 기증한 전시품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바다에 대해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부산 영도구 동삼동에서 사비를 들여 ‘영도선박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는 변종윤(75) 이사장이 지난 50여년간 자신이 모은 선박기자재 500여점을 부산항만공사(BPA)에 내놓기로 했다. 이와 관련 변 이사장과 BPA는 24일 전시품 기증을 위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변 이사장은 “우리 박물관이 보유한 전시품 500여점을 3년 이내에 모두 기증하기로 결정했다”면서 “BPA는 북항재개발지역에 건립 예정인 부산항역사박물관(가칭)에 이를 전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변 이사장이 기증 예정인 전시품은 선박운항에 필요한 각종 장비와 부품, 공구 등으로, 물품 하나하나엔 그의 10년 승선생활과 38년간 선박부품업체를 운영해 온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바다와 전혀 관련 없는 경북 청도 출신인 그는 부산이 세계적인 무역항인데도 선박에 관한 박물관이 없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자신이 모은 각종 장비와 부품 등을 대학박물관 등에 기증하기도 했다.
변 이사장은 “한국해양대와 국립해양박물관에 기증도 많이 했지만, 그걸로 성에 안차 2016년 12월 사비를 털어 회사 앞에 건물을 헐고 지금의 선박박물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지상 3층 규모의 박물관 1층에는 항해용 설비와 화물 고박용 도구가 전시돼 있으며, 2층엔 40~50년 전 쓰던 화물선 운항 장비가 비치돼 있다. 3층 전시실은 선박용 소화 설비와 인명구조 용기들이 있으며, 옥상에는 조타실 모형과 함께 부산항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망원경이 설치돼 있다.
변 이사장은 “내가 모은 선박 관련 물품들은 지난 세월 부산항을 드나든 각종 선박에서 사용하던 것들이어서 부산항의 선박 역사를 대변한다”며 “항만공사가 지을 부산항역사박물관의 콘텐츠로 많은 국민에게 해양정신을 고취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예종 BPA 사장도 “부산항의 역사는 잘 보존해야 할 우리의 소중한 자원”이라면서 “이번 협약을 통해 기증해 주신 전시품을 잘 보존하고 관리해 소중한 유산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글ㆍ사진=부산 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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