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에 있는 천마총이 1년 만에 대대적인 보수를 거쳐 다시 문을 연다.
천마총은 5세기 후반 또는 6세기 초반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신라 적석목곽분(積石木槨墳·돌무지덧널무덤)이다. 봉분 지름은 47m, 높이는 12.7m다.
무덤 주인은 누구인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출토된 유물이나 무덤 크기 등을 고려할 때 왕릉급으로 추정한다.
천마총 발굴은 1970년대 국가 주도 발굴조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당시 초대형 고분인 황남대총 발굴에 앞서 시험 삼아 이뤄졌다.
그러나 1973년 4월부터 8개월간 이어진 발굴조사에서 자작나무 껍질에 그린 천마도(국보 207호)와 금관(188호)·금제관모(189호)·금제허리띠(190호) 등 국보와 보물 10건을 비롯해 유물 1만1천500여 점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천마도 덕분에 고분 명칭도 황남동 155호분에서 '천마총'으로 바뀌었다.
경주시는 1976년 내부를 복원해 전시관으로 만들었고 천마총이 널리 알려지면서 일반인은 물론 수학여행으로 경주에 온 학생들이 대부분 들르는 관광 명소가 됐다.
이후 충분한 고증 없이 서둘러 복원했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자 경주시는 지난해 8월부터 관람공간을 폐쇄하고 40여년 만에 보수공사에 들어갔다.
전문가와 당시 발굴에 참여한 연구원 고증을 거쳐 적석목곽분 높이를 2.3m로 만드는 등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복원했다.
낡은 시설과 설비를 고치고 내부 목곽 앞쪽뿐 아니라 뒤쪽까지 전시공간을 넓혔다. 관람객 편의를 위해 디지털 영상기기도 설치했다.
천마총 상징인 '백화수피 천마도 말다래'는 진품과 동일한 자작나무 껍질과 천연염료로 복원했다.
이와 함께 국립경주박물관의 도움을 받아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천마도인 '죽제 금동천마문 말다래'도 최대한 복원해 처음으로 공개한다.
1970년대 경주고적발굴조사단 최초 발굴에 참가한 고 김정기, 고 박지명, 김동현, 지건길, 최병현, 윤근일, 남시진, 소성옥 등 당시 연구원 업적을 기리는 공간도 마련했다.
새로 단장한 천마총은 오는 27일 오후 2시 리모델링 준공식을 하고 일반에 공개한다.
경주시 관계자는 "1973년 발굴 당시 모습을 재현하는 데 공사 초점을 맞췄다"며 "새로운 전시관에서 찬란했던 신라의 문화유산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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