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운동 인한 실적 부진 겹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고문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전 운영했던 ‘이방카 트럼프’ 패션 브랜드가 곧 폐쇄될 것이라고 미국 일간지 뉴욕포스트 등이 24일(현지시간) 전했다. 트럼프 고문은 “정치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미국 언론은 불매운동 등으로 인한 브랜드 실적 부진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고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워싱턴에서 17개월 머무는 동안 내가 기업 운영으로 돌아갈 시점을 알 수 없고 돌아갈지 여부조차 명확하지 않게 됐다. 확실한 것은 가까운 미래에는 워싱턴에서 업무를 진행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지금 (브랜드 중단) 결정을 내리는 것이 내 직원과 협력사에 이득이 될 유일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직원 18명은 모두 사전에 기업 폐쇄를 알고 있었으며, 현재 매장에 있는 상품들을 판매한 후 추가 물량을 공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정리 절차를 밟고 있다. 뉴욕포스트는 이들이 트럼프 그룹의 다른 부서로 전출되지 않고 모두 해고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방카 트럼프 브랜드는 2016년 대선 이래 집중적인 비판과 보이콧의 대상이 됐다. 이방카 트럼프는 2017년 1월 브랜드 경영에서 손을 뗐지만, 최근 중국에서 상표권을 획득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특혜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통신사 ZTE를 대상으로 한 금수 조치를 해제한 상황이었다.
미국 온라인매체 복스에 따르면 패션브랜드 ‘이방카 트럼프’는 여성 기성복과 손가방, 패션장신구, 신발 등을 판매하는 브랜드로 2010년부터 운영됐다. ‘일하는 여성’에게 소구하며 한때 브랜드 가치가 1억달러에 이를 정도였다. 이방카는 2016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자신의 브랜드가 제작한 옷을 입고 부친 트럼프에 대한 지지 연설을 했는데, 다음날 이 드레스가 완판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로는 점차 사정이 나빠졌다. 노드스트롬 등 주요 판매상들이 ‘저조한 실적’을 이유로 취급을 중단했고, 트럼프 그룹 관련 브랜드를 향한 불매운동도 거세졌다. 판매처를 찾지 못한 이방카 트럼프 브랜드는 2017년 12월 뉴욕 트럼프타워에 매장을 열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아마존과 메이시즈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 최근 12개월 이방카 트럼프 브랜드의 판매량은 직전 동기 대비 55% 떨어졌다.
트럼프 브랜드 불매운동 중 하나인 ‘#그랩유어월럿’ 캠페인을 이끌고 있는 섀넌 쿨터는 “트럼프 정부의 인종혐오, 인종차별적 성향 때문에 소매상들이 점점 트럼프 브랜드와 거리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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