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비핵화 협상 관련 주도권 다툼 포석도
북한이 미사일 엔진 시험장인 ‘서해위성발사장’을 해체한 것과 관련, 미 국무부는 검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환영 입장을 내놓고 긍정 평가한 것과 별개로, 미사일 엔진 시험장이 실제 해체됐는지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해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참관 및 검증 작업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북한의 선제조치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검증을 강조하는 데는 향후 비핵화 협상 관련 주도권 다툼을 위한 포석도 깔려 있어 보인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서해위성발사장의 해체절차가 시작됐다는 북한 전문매체 38노스 보도와 관련, 현장에 감독관이 없는 상태에서 해체작업이 진행됐어도 성공의 신호 내지 긍정적인 일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구체적으로 들어가지 않겠다”면서도 “분명히 검증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것(something paramount)”이라고 말했다. 이어 “적법한 그룹들이 참여하는, 그리고 적법한 국가들에 의해 이뤄지는 검증이 미국 정부가 추구하는바”라고 강조했다.
나워트 대변인은 ‘엔진시험장을 해체할 때 그 현장에 감독관(inspectors)을 있게 해달라고 요구해왔다’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이날 언급과 관련, 감독관 현장 참관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당시 이뤄진 합의인지 아니면 미국 측의 추가 요구인지에 대해 구체적 답변 대신 “그 해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에 한 약속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정도로만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이 시험장 해체를 미국에 알렸느냐는 질문에도 “그에 대해서는 말할 것이 없다”고 답했다.
나워트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언급한 ‘북한 관련 진전’이 구체적으로 뭘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통령을 대변하는 사람이 아닌 만큼 이에 대해 말할 순 없다”면서도 “우리가 실무 차원의 대화를 북한 정부와 지속해서 가져왔다는 것은 여러분에게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전 참전 미군유해가 이번 주에 송환되느냐는 질문을 받고 “일어날 수 있거나 일어나지 않을 수 있는 일에 대해 미리 앞질러 가지 않겠다”면서도 “여러분 모두 알다시피 우리는 좋은 대화를 가졌으며 지난 16일 마지막 회담이 열렸을 때 일정 정도의 진전을 이뤄낸 것으로 생각한다. 실무그룹의 대화가 지속하고 있으며, 어떤 변동 사항이 있으면 알리겠다”고 밝혔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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