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김종대 노회찬 한 방에…”
드루킹, 작년 트위터에 글 올려
정치자금 목적ㆍ협박 여부 조사키로
노회찬 사망으로 여론 악화 우려
갑작스레 수사 집중 목소리도
허익범(59) 특별검사팀이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극단 선택 배경에 ‘드루킹’ 김동원(49)씨의 협박 및 대가 요구가 있었는지를 뒤늦게 정조준하고 있다. 특검은 정확한 진상 규명을 위해 정의당 관계자들에게 협조를 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검 관계자는 24일 “김씨가 노 원내대표에게 정치자금을 건넨 경위와 목적을 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씨와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이 정치자금을 빌미로 노 원내대표를 협박하거나 노 원대대표에게 청탁을 한 것은 아닌지 들여다보겠다는 뜻이다. 노 원내대표 사망 소식이 전해진 23일에도 특검 핵심 관계자는 “금전을 매개로 노 원내대표의 발목을 잡거나 대가를 요구한 의혹에 대해 최선을 다해 진상을 규명할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특검은 협박과 관련한 구체적인 물증을 확보하지는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 관계자는 “그 부분에 대해 아직 조사가 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특검이 노 원내대표 사고 이후 악화할 여론을 우려해 갑작스레 김씨의 협박 혐의 파악에 집중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특검은 김씨가 지난해 5월 16일 자신의 트위터에 ‘지난 총선 심상정, 김종대 커넥션 그리고 노회찬까지 한 방에 날려버리겠다’는 글을 올린 만큼 여기에 언급된 정의당 두 의원을 상대로 김씨가 실제 접촉을 하거나 협박성 발언을 한 적이 있는지 들여다 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특검은 김씨가 노 원내대표에게 접근한 배경도 주목하고 있다. 특검과 복수의 경공모 회원들에 따르면 김씨는 2014년 6월 경희대에서 연 강연회에 노 원내대표를 초청 연사로 불렀다. 2016년 3월엔 김씨가 노 원내대표에게 정치자금을 건넸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같은 해 5월엔 김씨가 같은 당 김종대 의원을 경공모 본거지 경기 파주 느릅나무출판사로 초대해 강연회를 열기도 했다.
김씨가 정의당 의원들에게 접근한 이유를 추측할 만한 단서도 있다. 한 경공모 회원은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씨는 19대 대선 승리를 위해 민주당과 정의당이 연합을 해야 한다”라며 “노 원내대표에게 접근하는 이유를 ‘목화(木火)연합’이란 예언을 들어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목화연합은 주역 한의학에 나오는 이론 정도로만 이해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김씨는 2016년 8월 블로그에 ‘대선은 목화연합으로 가서 승리해야 한다, 그 목화의 연합이 민주당과 정의당의 통합이라고 믿고 싶다’고 적었다.
김씨 등은 20대 총선 당시 노 원내대표 부인의 운전기사에게 총 200만원을 건넨 혐의로 2016년 12월 벌금형을 선고 받자 정의당에 대한 태도도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19대 대선을 며칠 앞둔 지난해 5월 블로그에 ‘한때는 정의당을 미래의 한 축으로 생각했으나 변하지 않는 노회찬과 심상정의 한계를 보면서 크게 실망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손영하기자 frozen@hankookilbo.com
김현빈기자 hbki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