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갑룡(53) 21대 경찰청장이 24일 취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를 차기 경찰청장으로 낙점한 지 39일 만이다.
민 신임 청장은 이날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개인적인 영예에 앞서 무거운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낀다”라며 “현장에 보다 활력을 불어넣어 경찰관 개개인이 자긍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말로만 하는 청장이 아니라 현장으로 달려가고 실천하는 청장이 되겠다. 함께하는 민주경찰, 따뜻한 인권경찰, 믿음직한 민생경찰로 국민 속에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민 청장은 수사 등 현장 지휘관 경험이 부족하고 초고속 승진(1년7개월간 두 계급 승진)으로 조직에 위화감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이날 “저부터 권위를 내려놓고 현장 동료들과 진솔하게 소통하며 건강한 조직문화를 해치는 불합리한 요소들을 과감히 제거해 나가겠다”며 “일선의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해결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경찰 조직 내부에서 “실리는 검찰이 다 챙겼다”는 평가를 받는 정부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이와 맞물린 경찰개혁은 민 청장이 임기 내에 완수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정부 조정안에서 경찰에 1차적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부여하긴 했지만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가 폭넓게 인정되고 경찰에 대한 검찰의 징계요구권도 인정한만큼 일선에선 불만이 큰 상태다.
민 청장으로선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경찰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야 한다. 전날 인사청문회에서도 그는 정부의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선진수사 구조로 가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면서도 “국회 입법 과정에서 현장 직원에게 부담을 주는 방향은 더 손봐야 할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수사권 조정과 맞물린 자치경찰제도, 인권경찰로의 도약 등 경찰개혁 과제와 경찰 수사역량 강화도 그에게 주어진 주요 과제다. 민 청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수사권 조정에 따른) 책임을 다하기 위해 경찰 수사의 중립성, 공정성, 전문성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말끔히 걷어내야 한다”며 “그간의 개혁 과제들도 본격 실행에 옮겨 경찰이 달라지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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