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31&v=oKIWO7USvzY
“공개적으로 이민세관단속국(ICE)을 지지한 유일한 민주당 후보자가 출연합니다. 앤 커크패트릭, ICE를 지지하는 이유를 말해주세요”(폭스뉴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얘기하기 위해 나왔습니다. 지금 국경에서 벌어지는 일은 잘못됐습니다. 아이들을 부모와 격리시키는 것은 불법적이고 비인간적인 조치입니다!”
23일(현지시간) ‘친(親) 트럼프’ 매체인 폭스뉴스의 ‘폭스앤프렌즈 퍼스트’ 프로그램에서 벌어진 촌극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을 지지하는 민주당 경선 후보자를 인터뷰한다는 것이 실수로 이를 성토하는 의원을 생중계로 연결한 것이다.
폭스뉴스 측은 최근 한 토론회에서 ICE를 지지했다가 청중들의 야유를 받은 민주당 경선후보자인 앤 커크패트릭과 인터뷰할 계획이었다. 방송 자막에도 커크패트릭의 이름이 표시됐다. 하지만 방송 화면에 등장한 이는 바바라 리탈리안 메사추세츠 주상원의원이었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대면서 “아이들을 철창에 넣고 세 살짜리 아이를 법정에 세우는 일을 중단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무관용 정책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당황한 진행자들이 “저 사람 누구야”라며 어리둥절한 모습을 보이고 리탈리안 의원이 발언을 이어가자 폭스뉴스 측은 황급히 인터뷰 연결을 끊었다.
이 같은 촌극이 빚어진 것은 8년 전 커크패트릭 측 언론 담당자였던 조 카츠가 지금은 리탈리안 의원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데서 비롯됐다. 폭스뉴스 측이 자사의 오래된 연락처 파일을 통해 카츠와 접촉해 섭외에 나섰는데, 리탈리안 의원 측이 자신들의 방송 기회로 활용한 것이다. 폭스뉴스 측은 “리탈리안 의원 측이 고의적으로 속였다”는 입장이지만 조 카츠는 보스턴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바바라는 이 기회를 활용하는 것이 지역 주민들에 대한 의무라고 느꼈다. 사실에 대한 관심이 결여돼 있는 폭스뉴스는 이 나라에 재앙”이라며 폭스뉴스 측의 부주의 탓으로 돌렸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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