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부터 진료중단 환자 분산
대책위, 방만 비리 수사 촉구
전남 여수시 성심종합병원(의료법인 서구의료재단)이 경영 악화로 휴업에 들어갔다. 성심병원은 홈페이지를 통해 “30년 동안 지역민과 함께 해왔던 성심병원이 23일부터 휴업에 들어간다”고 고지했다. 시민단체 등은 환자 권익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성심병원은 이날부터 일부 관리 직원을 제외하고 의료진 등 전 직원들에게 무급 휴업을 공고하고 모든 진료를 중단했다. 병원 측은 6개월간 휴업할 예정으로 입원 환자 52명은 인근 병원에 분산 입원했으며 신장 투석을 받던 55명은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다.
1984년 9월 150병상으로 시작한 여수성심병원은 현재 295병상 규모로 2009년에는 공립여수노인전문요양병원을 개설하는 등 외형을 키워왔다. 올해 초부터 경영난을 겪으면서 의료진 등 일부 직원들이 떠나기 시작했고 매출액이 매달 5억원 이상 감소해 환자를 제대로 돌볼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성심병원정상화범시민대책위원회는 23일 여수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구의료재단을 고발하기로 했다. 대책위는 “병원 재단은 여수시에 신고도 않고 진료를 중단해 국가유공자를 비롯한 많은 환자가 생명을 위협받고 있다”며 “감독해야 할 여수시는 이를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직원에게 월급도 주지 못한 병원이 이사장 가족에게는 위장 근무로 해마다 3억원이 넘는 돈을 지급했다”며 “공익목적의 비영리의료재단의 수익금이 어디에 흘러갔는지 병원 운영 전반에 걸쳐 철저한 수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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