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를 2위로 마무리한 한화가 삼성과의 주말 3연전에서는 이틀 연속 끝내기 패배를 당하며 주춤했다. 하지만 대체 선발 카드로 마운드에 올린 두 영건들의 깜짝 활약에 그나마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게 됐다.
22일 등판한 고졸 2년 차 신인 김성훈(20)의 데뷔전은 강렬했다. 김성훈은 이날 대구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5.1이닝 동안 공 85개를 던지며 1실점 호투했다. 볼넷이 3개로 조금 아쉬웠지만, 피안타는 2개에 그쳤고 삼진은 6개나 빼앗았다. 특히 시속 125~128㎞를 오가는 날카로운 슬라이더가 압권이었다. 직구 역시 최고 구속 149㎞에 달했는데, 삼성 타자들은 슬라이더와의 속도 차에 적응하지 못하고 연신 방망이를 헛돌렸다. 8회 마무리 정우람이 동점을 허용하면서 승리를 챙기진 못했지만,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엔 충분했다.
전날 등판한 해외파 출신 김진영(26)도 4.2이닝 동안 2실점(4피안타) 하며 호투했다. 선발 투수의 역할인 5이닝을 채우진 못했지만, 볼넷이 1개밖에 없는 안정된 투구내용이었다. 구종도 빠른공 외에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투심 패스트볼까지 다양했다. 한용덕 감독도 “충분히 제 몫을 다했다”고 평가했다.
사실, 김진영과 김성훈은 한용덕 감독이 고육지책으로 준비한 카드였다. 외국인 투수 제이슨 휠러가 퇴출당하고, 에이스인 비커스 샘슨이 아내 출산으로 ‘단기 휴가’를 떠난 현재 마땅한 선발 카드가 없었다. 휠러 대신 새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헤일이 왔지만, 실제 마운드에 오르려면 적응 시간이 필요했다. 갑자기 비어버린 마운드를 두 영건들이 훌륭하게 막아낸 것이다.
다만, 전반기 내내 ‘한화 매직’을 이끌었던 불펜진이 후반기 접어들면서 급격히 하락세를 그리는 점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지난 주중 KT 전에서도 연장 12회 끝내기 패배를 당했고, 삼성에도 이틀 연속 끝내기 패를 당했다. 마무리 정우람을 비롯해 불펜진의 실점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불펜이 계속 흔들릴 경우 김성훈, 김진영이 불펜에 투입될 수도 있다. 한용덕 감독은 “지금은 1군에 자리가 없어 (김성훈, 김진영을) 다시 2군에 내려야 한다”면서 “하지만 이들이 다시 1군에 올라오면 중간에서 롱릴리프를 맡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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