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폭염 현상이 이어지면서 배추, 무 등 노지 채소 가격이 치솟고 있다. 특히 이달 중하순이 제철인 고랭지 배추의 출하량이 줄면서 배춧값은 더 오를 전망이다.
2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달 중순 기준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책정된 배추 도매가격은 포기당 2,652원으로, 평년가격(최근 5개년 중 최고ㆍ최저치를 뺀 3개년 평균가)보다 27.9% 올랐다.
배춧값 폭등은 무더위로 배추 재배에 어려움을 겪으며 공급이 줄어든 탓이다. 배추는 비가 내린 뒤 28도 이상 더위가 지속되면 채소가 흐물흐물해지는 무름병이나 칼슘 결핍으로 속잎이 썩는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고랭지 배추 주산지인 강원 지역은 이달 초 많은 비에 이은 폭염으로 태백ㆍ삼척ㆍ정선ㆍ평창 등의 해발 500~800m 지역에 무름병이 발병했다. 이 탓에 이달 중순 기준 가락시장의 하루 평균 반입량이 평년보다 28%가량 줄었다.
무는 개당 1,450원으로 43.7% 상승했다. 시장에 출하되고 있는 봄무가 지난해 가격 하락으로 재배면적이 평년 대비 약 10% 줄어든데다, 상품성이 좋은 물건에 수요가 몰리면서 값이 크게 뛰었다. 대표 여름 과일인 수박은 무더위에 찾는 사람이 늘면서 도매가격이 8㎏당 1만5,287원으로 5.6% 상승했다.
복숭아, 포도 등 생육이 한창인 과일을 재배하는 농가는 폭염 피해 방지에 부심하고 있다. . 과일이 직사광선에 오래 노출되면 껍질에 점무늬가 생겨 상품성이 떨어지는 터라, 농가에선 열매에 일일이 봉지를 씌우는 등 조치에 나섰다.
가축들이 더위를 이기지 못해 폐사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이날까지 폐사한 가축은125만2,000마리를 넘겼다. 닭이 117만8,000마리가 죽어 피해가 가장 컸다.
농식품부는 폭염 현상이 장기화될 것에 대비해 배추는 정부비축 물량을 하루 100~150톤가량 집중 방출하고, 무도 계약재배 물량 출하량을 하루 20톤에서 40톤으로 2배 늘린다. 고랭지 무 출하시기도 8월 중순에서 내달 초로 앞당기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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