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38도, 타이베이ㆍ방콕보다 더워
온열질환 총 10명 사망… 오존 농도도 치솟아
주말을 낀 최근 사흘간 전국 26개 지역의 낮 최고 기온이 7월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서울 역시 일요일인 22일 오후 38도까지 올라 기상관측 사상 세 번째로 뜨거웠다.
기상청은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전국의 95개 기상관서 가운데 26개 지역에서 역대 7월 최고기온을 넘어섰다고 22일 밝혔다. 이날 강원 홍천이 38.2도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충북 청주(37.8도), 경기 동두천(36.1도) 등 11곳이 역대 7월 중 최고로 더웠던 날로 기록됐다. 특히 강원 정선(37.3도)과 홍성(35.1도)의 경우 지난 21일과 20일이 차례로 가장 더웠던 날 2위, 3위로 집계돼 사흘 연속 역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경북 안동(37.7도)을 비롯해 충북 보은, 전남 진도 등 6곳이 21일에, 경남 양산(38.6도) 등 9곳이 지난 20일에 최고 7월 기온을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여름에는 역대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된 1994년 무더위를 뛰어 넘을 조짐이다. 실제로 충북 제천과 청주, 강원 홍천 등 5개 지역은 이번 주말 1994년 기록을 경신했다. 서울의 이날 최고기온(38.0도)은 1907년 관측을 시작한 이후 1, 2위를 기록했던 1994년 7월 24일(38.4도), 23일(38.2도)에 이어 역대 3위였다. 대만 타이베이(33도ㆍ이하 아큐웨더 제공 기준) 태국 방콕(34도) 라오스 비엔티안(34도) 등 동남아 도시들에 비해서도 크게 높은 수준이다.
연일 작열하는 햇볕의 영향으로 대기오염물질의 광화학 반응이 활발해지면서 전국 곳곳의 오존 농도도 치솟았다. 22일 서울ㆍ경기는 ‘매우 나쁨’, 인천ㆍ강원ㆍ충청ㆍ전라ㆍ영남 지역은 ‘나쁨’ 수준을 보였다. 기록적인 폭염으로 온열질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1일 현재 사망 10명을 포함해 총 1,043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이번 폭염은 일단 중기예보상 8월 1일까지 전국의 낮 최고 기온이 35도 안팎을 오르내리며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8월 중순까지도 계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기한 기상청 대변인실 사무관은 “장기 전망을 볼 때 평년과 비슷하거나 그 보다 높은 기온대가 예상되는 만큼 8월 중순까지도 폭염이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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