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수ㆍ심박수 등 토대로 최대 30% 할인
저출산ㆍ고령화 따른 새로운 고객 창출 목적
일본 생명보험사들이 운동이나 금연 등으로 가입자의 건강상태가 개선될 경우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건강증진형 보험’을 출시하고 있다. 가입자의 건강에 대한 인식을 증진시킴으로써 발병을 줄여 보험금 지급을 줄이기 위해서다. 저출산ㆍ고령화 현상으로 날로 신규 가입자 모집이 어려워지는 가운데 건강에 관심이 높은 젊은 고객층을 개척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22일 보도했다.
스미토모 생명보험은 24일 건강증진 여부에 따라 보험료가 변동되는 신형보험 ‘바이탈리티(Vitality)’를 출시한다. 병원에서의 건강진단 결과는 물론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매일 가입자의 걸음 수와 심박 수를 토대로 포인트를 부여, 그 결과에 따라 매년 보험료를 변동시키는 방식이다. 포인트가 많을 경우 보험료가 최대 30% 할인되지만 운동을 하지 않아 포인트가 적을 경우 최대 10%가 오른다. 유기농식품 택배업체 오이식스와 편의점업체 로손, 아디다스 등 11개 기업과 제휴, 가입자에게 건강식품 가격과 헬스장 이용료 할인 혜택은 물론 일정한 운동량을 달성한 경우에는 로손의 스무디와 스타벅스 음료권을 선물한다.
도쿄해상일동화재보험은 지난해 8월 웨어러블 단말기와 전용 애플케이션으로 가입자의 걸음 수를 측정, 일정 기간 평균 걸음 수가 하루 8,000걸음이 되면 환급금을 지불하는 상품을 발매했다. 다이이치생명보험은 3월부터 가입 시 건강진단서 제출만으로 보험료 할인을 받고, 심사결과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최대 20% 할인이 되는 특약을 제공하는 상품을 내놓았다. 메이지야스다생명보험도 내년 4월 매년 건강진단 결과에 따라 보험료 일부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상품 출시를 계획 중이다.
이처럼 건강상태와 연동된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배경에는 생명보험사들이 처한 위기와 맞닿아 있다. 생명보험은 결혼, 출산 등 새로운 가족이 생길 때를 계기로 가입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최근 만혼 등으로 신규 가입이 늘지 않은 데다 저출산에 따른 인구감소로 생명보험 시장이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 보험의 신규 계약건수는 2016년 대비 약 10% 감소한 1,727만건이었다.
보험회사 입장에선 가입자의 건강상태가 개선돼 질병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보험금 지급액이 줄어들게 돼 이익이다. 하시모토 마사히로(橋本雅博) 스미토모 생명보험 사장은 “지속적으로 계약자의 건강증진 활동을 지원하는 상품”이라며 “(보험 가입율이 낮은) 청년층의 가입 계기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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