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터널구간 수정 불가피
강원도 “대안노선 찾기 돌입”
사업비ㆍ공기 동반 증가 우려
환경부가 춘천에서 속초를 잇는 동서고속화철도(92.5㎞) 설악산 국립공원 관통터널 구간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반려해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강원도가 대안 노선 찾기에 들어갔다.
강원도는 당초 설악산과 백두대간 야생동물 보호구역 사이 111~266m 깊이로 터널(9.2㎞)을 뚫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환경부가 국립공원의 생태가치 보전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하지만 강원도가 대안으로 제시한 우회노선마저 고성지역에 주둔하는 군 부대와 전차 사격장 등 8개 군사시설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 추진할 수 없게 됐다. ‘플랜B’마저 무산된 것이다. 더구나 최근 환경단체가 국립공원 보전원칙과 경제성 문제를 들어 사업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서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강원도가 이 문제를 합리적으로 매듭짓지 못할 경우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와 같이 장기 표류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강원도는 19일 설악산 구간의 대안 노선 찾기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송삼규 춘천속초철도 추진단장은 “환경부와 국방부가 지적한 부분을 모두 건드리지 않은 새 노선 탐색 작업에 들어갔다”며 “다음달까지 대안 노선을 갖고 정부와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플랜C’에 해당하는 노선을 어렵사리 찾는다 해도 사업비 증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터널을 뚫어 관통하는 것에 비해 철도 연장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늘어난 사업비에 맞춰 국비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약속한 기간 내 완공도 장담할 수 없다. 2025년 완공예정인 이 사업예산은 모두 2조992억원이다. 이 노선이 완공되면 서울에서 속초까지 70여분에 주파가 가능하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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