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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ㆍLG, 제품 개발땐 고객 경험 우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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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ㆍLG, 제품 개발땐 고객 경험 우선해야”

입력
2018.07.19 13:00
수정
2018.07.19 19:0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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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시걸 前 애플 디렉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 참가

켄 시걸 크리에이티브디렉터가 19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켄 시걸 크리에이티브디렉터가 19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삼성전자와 LG전자 등도 제품을 개발할 때 어렵더라도 고객의 경험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의 ‘i’ 시리즈를 탄생시킨 주역인 켄 시걸 전 애플 크리에이티브디렉터는 19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의 대표 IT 기업들에 이같이 조언했다. 시걸 전 디렉터는 잡스와 함께 17년간 애플의 광고와 마케팅을 이끌었고, 애플의 ’i’ 시리즈를 탄생시킨 인물이다.

그는 “사실 기업이 제품을 개발할 때 고객 경험을 최우선시하는 건 현실적으로 상당히 어렵다”며 "그러나 애플을 만든 잡스가 특별한 것은 어떤 어려움에도 고객 경험을 우선하는 데 있어 타협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삼성전자도 사용자 경험에 의해 움직이는 곳이 되어야 고객에게 좀 더 가까이 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삼성이 스마트폰 도입 초기에 애플의 디자인을 베낀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삼성이 애플의 아이디어를 ‘빌렸던’ 것 같고, 애플도 다른 곳의 것을 빌렸다”며 “이 이슈는 법적 관점에서 봐야 할 문제”라고 에둘러 답변했다.

스티브 잡스 사후 애플의 혁신이 둔화했다는 지적에 그는 “잘못된 분석”이라고 반박했다. 시걸 전 디렉터는 “전문가들이 애플의 성공 요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애플은 단 한번도 세상에 ‘최초의 제품’을 내놓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매킨토시, 아이폰의 사례처럼 애플은 기다리고 있다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담아 혁신적으로 제품을 만든다”며 “잡스 사후의 애플도 이런 전통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은 이미 자동차도 많이 연구했는데, 수년 뒤에 애플의 전기차가 나올지 모른다”며 “애플의 성공은 최초로 어떤 제품의 영역에 진출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반대의 전략을 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걸 전 디렉터는 아이폰 탄생 초기 삼성전자와 함께 일할 뻔했던 비화도 소개했다. 그는 “15년 전쯤 삼성전자의 마케팅 책임자로부터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했다”며 “당시엔 미국에 살면서 한국의 서울에 기반을 둔 회사와 함께 일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회고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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