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 개편 1차 마무리
SKT “가족이 데이터 나눌 수도”
사용 패턴 따라 선택해야 저렴
LGU+ 중저가 요금 개편할 듯
18일 SK텔레콤이 새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올해 이동통신 3사의 요금제 개편 1차 작업이 마무리됐다. 이통사마다 데이터 사용 패턴을 분석해 요금제를 조금씩 다르게 구성했기 때문에 본인의 사용량이나 시간대, 사용처 등을 파악한 후 꼼꼼히 확인해야 저렴한 상품을 고를 수 있다.
SK텔레콤이 이날 출시한 ‘T플랜’은 ▦스몰(월 3만3,000원) ▦미디엄(5만원) ▦라지(6만9,000원) ▦패밀리(7만9,000원) ▦인피니티(10만원) 5종으로 구성된다. 요금제별 월 단위 기본 제공 데이터는 스몰이 1.2기가바이트(GB), 미디엄 4GB, 라지 100GB, 패밀리 150GB다. 라지와 패밀리는 기본 제공량을 다 써도 5메가비피에스(Mbps) 속도로 계속 쓸 수 있다. 인피니티는 속도 제한, 기본 제공량이 없는 완전 무제한 상품이다.
SK텔레콤은 가족과 묶여있을 때 받을 수 있는 혜택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SK텔레콤 가족결합 이용 고객은 1,600만명에 달한다. T플랜에서는 가족 중 1명만 패밀리 또는 인피니티에 가입하면 매월 각각 20GB, 40GB의 데이터를 가족들에 나눠줄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재 월 6만5,890원짜리 퍼택트 요금제에 가입한 아버지와 어머니(3.5Gㆍ5만1,700원) 아들(6.5Gㆍ5만6,100원) 딸(주말엔팅세이브ㆍ3만1,000원) 가족이 패밀리, 스몰, 스몰, 주말엔팅세이브로 옮기면, 이 가족이 쓸 수 있는 데이터는 81.8GB에서 153.2GB로 2배 늘어나면서도 통신요금은 20만4,690원에서 17만6,000원으로 15% 줄어든다.
양맹석 SK텔레콤 MNO사업지원그룹장은 “2년 안에 T플랜 가입자는 1,000만명 정도가 될 것”이라며 “기존 요금제보다 데이터 사용량이 2배 늘어난다”고 말했다. 지난 5월말 KT가 출시한 신규 요금제 ‘데이터온’ 시리즈 가입자는 최근 75만명을 돌파했다.
이번 개편에서 초고가 상품에 속도와 기본 제공량을 없앤 완전무제한 요금제를 추가한 것이 이통3사 공통점이다. 가격만 놓고 보면 LG유플러스가 8만8,000원으로 가장 저렴하지만, T플랜에는 7만9,000원짜리 150GB 요금제가 추가돼 있기 때문에 무제한 수준의 혜택을 유지하면서도 타사보다 1만원 가량 요금을 아끼는 선택권이 하나 더 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한달 동안 150GB 넘게 데이터를 사용하는 가입자는 0.06%뿐이다.
중저가에서는 데이터 사용 패턴에 따라 이통사 별로 이점이 엇갈린다. T플랜 스몰과 미디엄은 KT 데이터온 베이직(3만3,000원)과 데이터온 톡(4만9,000원)보다 각각 0.2GB, 1GB 기본 데이터가 많다. 하지만 KT는 데이터온 톡에서도 1Mbps 속도 제한으로 계속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유튜브 표준화질(SD) 영상 시청에 필요한 속도가 0.7Mbps이기 때문에 고용량 콘텐츠를 즐기지 않는다면 KT가 유리하다. 대신 T플랜 스몰과 미디엄에서는 ‘심야 데이터 할인’이 제공된다. 밤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 사용량의 25%만 차감한다.
지난 2월 말 완전무제한 요금제 출시 후 중저가에서는 신규 요금을 내놓지 않은 LG유플러스는 급해졌다. 현재 상태로는 LG유플러스 중저가 가입자가 가격ㆍ데이터에서 타사보다 불리하다. LG유플러스는 늦어도 9월 중 3만~6만원대 사이 요금 개편을 발표할 전망이다.
이번 이통3사 요금제는 모두 LTE(4G) 요금제다. 내년 3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어, 5G 서비스를 8개월 앞둔 시점에 나온 한시적 요금제가 아니냐는 시각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5G 상용화 이후 상당 기간 이번 개편 요금제가 주력 상품이 될 수밖에 없어 본인에게 맞는 요금제로 빨리 바꾸는 게 유리하다. 5G는 5G용 칩세트가 들어간 스마트폰을 써야 하는데, 5G용 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