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을 빼돌리고 임대주택 사업에서 비리를 저지른 혐의로 구속 재판을 받던 이중근(77) 부영그룹 회장이 18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올해 2월 구속된 지 5개월 만이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순형)는 이 회장의 보석 청구를 받아들였다. 앞서 이 회장은 16일 심문기일에서 “수감 생활로 건강이 크게 나빠졌다”며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회장은 우량 계열사 자금을 빼돌려 총수 일가 소유 부실계열사를 지원하는 등 4,300억원의 회삿돈을 횡령ㆍ배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자신의 세금 납부를 위한 비자금을 조성하려고 부영주택이 수행한 사업을 부인 명의 업체가 수행한 것처럼 속여 155억원을 빼돌리고 법인세 36억원을 포탈한 혐의, 아들이 운영하는 연예기획사 등에 우량 계열사 자금 2,300억원을 부당지원한 혐의를 적용받았다.
더불어 이 회장은 서민을 대상으로 한 임대아파트 분양가를 부풀리는 등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부영이 실제 건축비가 아닌 표준 건축비를 적용한 불법 분양을 통해 2조원대 폭리를 거둔 것으로 본다.
또한 이 회장은 2004년 270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차명주식을 대납해 피해 회복을 하겠다”고 호소해 집행유예를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실제론 석방 후 1,450억원의 차명주식을 자기 앞으로 명의 이전한 뒤 자기 세금에 사용하고 법원에는 “주식을 양도했다”고 거짓말한 혐의도 받고 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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