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좌장 이해찬 막판 장고
“돌 거두는 쪽으로 기울어”
86세대 맏형 송영길 18일 출사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17일 더불어민주당 새 대표를 선출하는 8ㆍ25 전당대회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친노(무현) 좌장인 이해찬 의원도 당권도전 여부를 두고 막판 장고 중이지만 돌을 거두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관측이 무성하다. 86세대 맏형 격인 송영길 의원이 18일 공식 출사표를 내기로 하는 등 사실상 전대 대진표가 완성돼 가는 모양새다.
김 장관은 이날 행안부 출입기자단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개각과 저의 (전대) 출마 여부가 연동돼 버렸다”며 “제가 먼저 불출마를 밝혀 대통령께 드린 부담을 스스로 결자해지 하고자 한다”고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김 장관은 “모름지기 정치인은 나아감과 물러섬이 분명해야 한다”며 “장관으로서는 직에 머무는 날까지 그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그간 당 안팎에서 유력한 당권주자로 이름이 오르내려왔다. 유력 차기 대권주자로 정치적 무게가 상당하고,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어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할 적임자라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때 친문(재인) 핵심 인사가 김 장관을 지원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전대 출마가 기정사실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정치인 출신 장관들에게 (정치권으로) 돌아가도 좋다는 사인을 주시지 않을까 한다”라고 말했다가 전대에 ‘문심’ 논란을 자초하면서 스스로 발목을 잡았다.
김 장관이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민주당 전대의 마지막 변수는 이해찬 의원의 출마 여부만 남게 됐다. 이 의원 측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당 안팎에서는 이 의원이 당권 도전 의지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이 의원은 전대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한다”고 단언했다. 친문 진영의 김진표ㆍ박범계 의원이 이미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했고, 최재성 의원도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황 자체가 이 의원에겐 부담으로 작용하는 측면이 크다. 자칫 범친문 내부 권력투쟁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친문 주류 진영 주요 당권주자들의 거취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이에 맞설 경쟁자들의 면면도 부각되고 있다. 86세대 맏형 격으로 일찌감치 표밭을 다져온 송영길 의원은 18일 ‘새로운 시대, 새로운 민주당’을 기치로 전대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 의원은 신(新)문 당권주자를 자처하며 범친문 진영과의 양자 경쟁구도 형성을 자신하고 있다.
같은 86세대로 단일화를 논의 중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 설훈ㆍ이인영 의원은 협상에 난항을 겪으며 독자완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박영선ㆍ이종걸 의원도 출마선언 시점을 고심하고 있다. 김두관 의원은 14일 출판기념회 성공의 여세를 몰아 당권 바람몰이를 준비하고 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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