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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솥뚜껑’ 티베트 고기압에 펄펄 끓는 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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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솥뚜껑’ 티베트 고기압에 펄펄 끓는 한반도

입력
2018.07.16 19:00
수정
2018.07.16 21:0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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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하게 발달, 한반도 상공 뒤덮어 

 지표 열기 상층 확산 막는 역할 

 장마전선 밀려나며 찜통 더위 

 서울 등 전국 곳곳 폭염경보 

 온열질환자ㆍ가축 폐사 잇따라 

 전력수요도 작년 최대치 넘어서 

 내달 초까지 무더위 이어질 듯 

16일 오후 2시 기준 우리나라 온도 분포 현황. 기상청 제공.
16일 오후 2시 기준 우리나라 온도 분포 현황. 기상청 제공.

예년 같으면 8월 초에나 찾아올 법한 찜통 더위가 7월 초중순부터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주부터 전국의 낮 최고기온이 33도 안팎에서 떨어지지 않더니 16일 서울에는 올 들어 첫 번째 폭염 경보가 발효됐다. 주말 내내 이어진 폭염으로 전국에서 일사병 등 온열질환자 발생과 가축 폐사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는 길게는 8월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16일 오전 11시를 기해 지난 11일 서울 지역에 발효됐던 폭염주의보를 폭염경보로 격상했다고 밝혔다. 경기 광명ㆍ부천ㆍ포천ㆍ의정부ㆍ수원ㆍ성남ㆍ안양시 및 강원 횡성ㆍ화천군 등의 폭염주의보도 함께 경보로 대치됐다.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때, 경보는 35도 이상으로 2일 이상 지속될 때 발효된다. 초복인 17일에도 낮 최고기온이 서울 34도, 수원 35도, 대구 37도 등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날 오후 1시45분께 강원 춘천시 서면 서상리 인근에서 우편배달 중이던 집배원 박모(39)씨가 폭염에 탈진,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지는 등 전국에서 온열 질환으로 탈진하거나 실신한 환자가 속출했다. 농촌 지역에서는 가축 폐사가 잇따라, 농림축산식품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으로 닭 41만여마리 등 전국에서 42만6,065마리의 가축이 폐사했다. 냉방 수요가 폭증하면서 이날 낮 전력수요(3시25분 현재 8,557만7,000㎾)는 작년 여름 최대 전력수요(8,458만6,000㎾)를 뛰어넘었다.

보통 8월 초에나 나타나는 폭염이 벌써 기승을 부리는 주요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예년보다 강하게 발달한 티베트 고기압을 들고 있다. 보통은 장마 전선이 7월 말까지 한반도를 오르내리면서 더위를 식히는 비를 내리지만, 올해는 우리나라 부근의 북태평양 고기압이 일찍부터 강해져 장마 전선을 빠르게 밀어 올렸는데 여기에 티베트 고기압이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것이다. 올해 중부지방 기준 장마 종료 시점은 지난 11일로, 7월 10일에 마지막 장맛비가 내렸던 1999년 이후 가장 빨랐다.

윤기한 기상청 대변인실 사무관은 “일반적으로 지표면에서 데워진 공기는 상층으로 확산되면서 열이 빠져 나간다”며 “하지만 올해는 뜨거운 티베트 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을 뒤덮어 지표의 열기가 상층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는 솥뚜껑 역할을 하면서 더운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을 빠르게 강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6일 오후 3시 기준 티베트 고기압의 영향권에 있는 서울 상공 5.5㎞ 부근의 기온은 영상 2도로 지난해 같은 시간 기온(영하3도)보다 5도 이상이나 높아 대기 순환이 훨씬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윤 사무관은 “티베트 고기압은 지난 겨울에 내린 눈이 녹는 속도나 인도양에서 유입된 기류의 성질에 따라 달라진다”며 “일반적으로 온난화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분석은 2, 3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기상청은 태풍 등 다른 변수가 생기지 않는다면 이번 더위가 빨라도 7월말, 늦으면 8월 초까지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불필요한 야외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충분한 물을 마시는 등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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