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생 면적 80% 이상 매몰 조치 실시키로
사과, 배 등 과일나무가 불에 덴 것처럼 말라 죽는 과수화상병이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확산돼, 검역당국이 감염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역학조사를 실시했다.
16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올해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농가는 총 45곳으로, 피해면적은 여의도 크기의 약 8분의 1인 36.7헥타르에 이른다. 충북 제천시에서만 농가 26곳이 집중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과수화상병은 사과, 배, 모과 등 장미과 식물 180여종에서 주로 발생하는 전염병으로, 감염 식물에서 흘러나오는 세균 점액이 비, 바람이나 곤충을 타고 전파돼 수확량에 큰 영향을 준다. 화상병으로 확진되면 발생 개체를 중심으로 반경 100m 이내 사과, 배나무 등은 모두 매몰 처리해야 한다.
검역당국의 조사결과, 올 여름 확산되고 있는 화상병의 유전자형은 2015~17년 충북 제천시를 포함해 경기 안성시, 충남 천안시에서 발생한 병원균 유전자형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년 전부터 작업 도구나 묘목에 세균이 잠복해 있다가 재발현된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발생 면적의 80% 이상을 매몰 처분키로 하고, 특히 화상병이 집중 발생한 제천시 과수원들을 대상으로 매몰 조치를 서둘러 진행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 등은 화상병 추가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발생지역을 대상으로 농가의 자진신고를 유도하기 위한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있다. 또 육묘장 전수조사 및 관리, 발생지 반경 2km 이내 확산 우려매체(묘목, 벌통, 작업자 등) 이동통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나무의 꽃이나 가지가 흑갈색으로 변하다가 쭈그러들어 고사하는 증상이 발견되면 즉시 인근 시군농업기술센터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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