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200만명 투약 가능한 필로폰 적발
필로폰 60㎏ 밀반입, 대부분 국제밀수조직 범행
해외직구 통해 국제우편, 특수화물로 마약 들여와
마약 경로ㆍ품목 다변화… 국경 ‘비상’
올 상반기에 200만명이 투입할 수 있는 규모의 메트암페타민(상품명 ‘필로폰’)이 적발되는 등 마약 밀반입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밀반입 시도뿐 아니라 해외직접구매와 국제우편 등을 통한 소규모 반입 시도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우리나라가 국제밀수조직의 타깃이 되고 있어 마약 확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6일 관세청이 발표한 ‘2018년 상반기 밀수단속 동향’에 따르면 올 1~6월 마약을 밀반입 하려다 당국에 적발된 건수는 35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14건)보다 138건 증가했다. 적발 중량은 146.9㎏으로, 작년 동기(28.9㎏) 대비 5배 이상 늘었다. 시가로 따지면 2,033억원 상당에 이르는 규모다.
가장 많이 적발된 마약은 필로폰으로, 올 상반기에만 60.1㎏(60건)나 밀반입됐다. 이는 국민 200만명이 동시에 투입할 수 있는 양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적발 중량(30.9㎏)을 훌쩍 초과한 규모다. 관세청에 따르면 국제밀수조직이 1㎏ 이상 대규모로 필로폰을 들여오려다 적발된 건수가 총 9건으로, 전체 밀반입량의 95%(57.2㎏)에 이른다.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한 대마 합법화 추세로 대마류 수입도 증가했다. 미국, 캐나다에서 반입된 대마류 적발 중량은 올 상반기 14.4㎏(145건)으로 전년 동기(2.5㎏ㆍ23건) 대비 6배 가량 늘었다. 올해 1월 캘리포니아가 미국 50개주 가운데 여섯 번째로 대마초 판매가 허용됐고, 캐나다도 올해 10월 대마초 판매를 합법화할 예정이라 대마류 밀반입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개인이 투약할 목적으로 해외직접구매를 통해 국제우편이나 특수화물로 소량의 마약을 들여오는 경우도 늘고 있다. 올 상반기 국제우편 및 특송화물을 통해 반입된 마약 중량은 78.9㎏(316건)으로, 전년 동기(19.6㎏ㆍ176건) 대비 4배 가량 증가했다. 실제 지난 1월 국제우편을 통해 플라스틱 어린이용 공구함에 은닉한 필로폰 1.3kg(시가 39억원 상당)가 적발됐고, 3월에는 태국 발 우편물 속 비누 속에 은닉한 신종 마약 야바(Yabaㆍ일명 미친약) 80정이 적발되기도 했다.
관세청은 향후 마약 밀반입 경로와 품목이 다변화될 것으로 보고 주요 세관에 단속 인프라를 확충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여름 휴가철 입출국 증가에 따라 마약 밀반입 시도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이달 1일부터 내달 30일까지 특별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