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에도 실적 예상치 호조
KB 순이익 9400억 넘어 1위
대출금리 올라 이자수익 톡톡
국내 주요 은행들이 2분기(4~6월)에도 실적 잔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의 대출규제 등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금리인상이 이어지면서 ‘이자 장사’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앤은 국내 은행 및 은행지주 2분기 실적 예상치를 전망한 결과 KB금융이 순이익 9,437억원을 기록해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신한금융(8,801억원), 하나금융(6,172억원), 우리은행(5,605억원), IBK기업은행(4,249억원) 순이다. 지난해 말 KB금융에 1위 자리를 내준 신한금융은 2분기에도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2위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전년 동기 대비 우리은행의 순이익 증감률이 21.6%로 가장 높고, 기업은행이 18.8%, 하나금융이 14.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같은 추세라면 지난해(순이익 11조2,000억원)에 이어 올해에도 은행들이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로 대출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은행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은행들의 호실적이 예상되는 것은 금리인상으로 예대마진(대출이자-예금이자)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5월 국내 시중은행들의 잔액 기준 평균 예금금리는 연 1.29%, 대출금리는 연 3.63%로 집계, 예대금리차가 2.34%포인트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린 지난해 11월(2.27%포인트) 이후 계속 벌어지고 있다.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1.84%포인트)도 3월(1.82%포인트) 이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시장금리가 즉각 반영되는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더 빠르게 오르면서 은행들의 이자수익이 크게 늘어났을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정부가 은행 대출이자 산정 체계 점검에 나서면서 대출금리 인상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여 은행들이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김한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금리인상이 이뤄지더라도 당국의 가산금리 규제 등으로 은행들의 순이자마진이 줄어들 수 있다”며 “하반기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가계 및 자영업자 부실 리스크 등도 은행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각 은행들은 19~26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강지원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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