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는 후보 사퇴 의사
거세지는 계파 갈등 속
16일 의총서도 충돌 위기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선출 등을 위한 의원총회와 전국위원회 소집을 앞두고 당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 등 당 지도부는 비대위원장 추인을 강행할 계획이지만, 친박계는 김 권한대행의 거취를 비롯해 비대위 구성과 권한을 문제 삼으며 반발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의총과 전국위원회를 차례로 열어 비대위원장 추인을 밀어붙일 계획이다. 안상수 비대위구성 준비위원장은 15일 통화에서 “17일 전국위에서 무조건 비대위원장이 추인될 것”이라며 “추인되지 않을 가능성은 절대로 없다”고 단언했다. 16일 소집될 의총에서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17일에 열릴 전국위에서 담판을 짓겠다는 것이다. 안 위원장은 ‘의총에서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비대위원장 지명은 김 권한대행의 몫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그것은 당헌ㆍ당규상의 권한”이라고 답했다. 결국 의총 결론과 상관없이 비대위원장 추인을 강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당 지도부의 강행 의사와는 별개로 비대위원장 후보조차 사퇴 의사를 밝혀 비대위 구성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이용구 당 당무감사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비대위원장 수락의 전제 조건은 품격을 갖춰서 사람을 모셔오는 것과 설령 누가 맡더라도 비대위 구성 결정권과 전권을 줘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조건이 맞지 않았다”면서 당이 자신을 후보에서 빼줄 것을 요청했다. 비대위 준비위는 애초 비대위원장 후보 5명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해 의견수렴 과정을 거칠 예정이었으나 이 위원장의 거절로 무산됐다.
전국위 개최 전 마지막 의총을 앞두고 계파갈등도 여전하다. 지난 12일 열린 의총에서 김 권한대행이 친박계 일부 의원들과 인신공격성 막말을 주고받으며 정면 충돌한 뒤 아직 그 여진이 가시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16일 의총도 ‘난장판 2탄’이 될 가능성이 짙다. 심재철 의원은 이날도 “지방선거 후 한 달여 동안 김 권한대행이 보여준 비민주적 행태, 독단적 리더십 등은 당을 위기 상황으로 몰아 넣고 있다”며 “김 권한대행은 마지막 애당심을 발휘해 스스로 거취를 결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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