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일대일로 마주 앉는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첫 미ㆍ러 단독 정상회담이다. 양측이 충돌하는 의제가 산적한 가운데 ‘북한 의제’도 테이블 위에 놓일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 있는 대통령궁에서 약 3시간 가량 회담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대선에 승리한 푸틴 대통령에 정상회담을 공개적으로 제의하면서 성사된 이번 회담에서는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의혹 ▦시리아 내전과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양국의 전략무기 감축 협약인 ‘뉴 스타트(New START)’ 연장 여부 등이 주요 의제로 예상된다.
양국 언론은 이와 함께 한반도 문제에 대해 두 정상이 논의할 것으로 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 논의에 돌입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가 나타나지 않은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북한에 대한 경제적 영향력을 활용해 비핵화 조치를 압박해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푸틴 대통령 입장에서는 북한의 경제 개방이 러시아의 극동 개발정책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역으로 미국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대북제재 해제 논의를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ㆍ러 정상회담 진행은 미국 내에서도 결과에 관계없이 논란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회담 직전인 13일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는 미국 대선 개입 혐의로 러시아군 정보기관인 총정찰국(GRU) 요원 12명을 무더기 기소했다. 민주당에서는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을 취소하라”는 요구를 내놓는 등 양자 단독회담 자체를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15일 미국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회담에 대한) 기대치가 낮다”라면서도 “나쁜 회담은 아닐 것이고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