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리크 케르버(10위ㆍ독일)가 윔블던 테니스대회(총상금 3,400만 파운드ㆍ약 499억원) 여자단식 정상에 올랐다.
케르버는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12일째 여자단식 결승에서 세리나 윌리엄스(181위·미국)를 2-0(6-3 6-3)으로 꺾었다. 이로써 케르버는 2016년 호주오픈과 US오픈에 이어 개인 통산 세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우승 상금은 225만 파운드(약 33억5,000만원)다.
2016년 윔블던 결승에서 윌리엄스에게 패했던 케르버는 2년 만에 설욕하면서 프랑스오픈에서만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반면 지난해 9월 딸을 낳고 올해 코트로 복귀한 윌리엄스는 결승까지 순항했지만 발 빠른 수비력을 앞세운 케르버의 코트 커버 능력을 당해내지 못하고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케르버는 지난해 메이저 대회 가운데 호주오픈과 윔블던에서 16강까지 올랐을 뿐 프랑스오픈과 US오픈에서는 1회전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세계 랭킹은 올해 1월 22위까지 내려갔고, 30을 넘긴 나이에 다시 세계 정상에 도전하는 건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올해 호주오픈 4강, 프랑스오픈 8강 등 메이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며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고, 윔블던 결승에서 윌리엄스를 잡고 세계 랭킹을 4위까지 끌어올리게 됐다.
1세트 게임스코어 2-0으로 앞서다가 2-3으로 뒤집힌 케르버는 이후 내리 4게임을 따내며 경기 주도권을 확실히 틀어쥐었다. 1세트 공격 성공 횟수는 윌리엄스가 11-5로 앞섰지만 실책이 14-3으로 윌리엄스가 5배 가까이나 됐다. 2세트에서도 게임스코어 3-2에서 윌리엄스의 서브 게임을 케르버가 가져가면서 순식간에 5-2로 벌어졌다.
독일 선수가 윔블던 여자단식 정상에 오른 것은 1996년 슈테피 그라프 이후 올해 케르버가 22년 만이다.
윌리엄스는 이날 이겼더라면 메이저 대회 단식 통산 24회 우승으로 마거릿 코트(호주)의 최다 우승 기록과 동률을 이룰 수 있었으나 다음을 기약했다. 윔블던 단식에서 7번 우승한 윌리엄스가 이 대회 단식 결승에서 패한 것은 2004년과 2008년 이후 올해가 세 번째다.
박진만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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