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차 생산 축소 움직임 속에서도 ‘포르쉐’ 판매량은 꾸준하게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사상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했을 정도다.
14일 포르쉐AG에 따르면 포르쉐는 올해 1~6월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지난해 동기 대비 3% 증가한 총 13만598대를 판매했다. 사상 최대 판매실적인 지난해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지난해는 전년 대비 4% 판매량이 늘며 역대 최대인 24만6,000여대를 팔았다.
올 상반기 지역별 판매량은 유럽 시장이 9% 증가한 4만6,955대로 강세를 보였다. 미국(2만9,421대)을 포함한 미대륙에서는 총 3만5,635대가 팔려, 지난해보다 7% 성장했다. 국내에서도 전년보다 36% 증가한 2,163대가 판매됐다.
반면 아시아태평양과 아프리카, 중동 시장에선 4만8,008대 팔리며 4% 하락했다. 주요 시장인 중국에서 전년보다 7% 감소한 3만3,363대에 그친 게 영향이 컸다. 포르쉐코리아 관계자는 “이달 1일부터 시행된 수입 관세 인하 여파로 중국 소비자들이 구매를 하반기로 미룬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상반기 포르쉐 판매량을 이끈 건 4도어 세단인 파나메라였다. 완전변경 모델이 출시되면서 작년 상반기보다 2배 가량 증가한 2만500대가 판매됐다. 스포츠카 911은 28% 늘어난 2만1,400대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마칸과 카이엔은 4만6,600대, 2만8,700대씩 각각 팔렸다. 일상생활 속에서도 즐길 수 있는 내연기관 스포츠카에 대한 소비층이 굳건히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포르쉐는 2030년부턴 새로 출시하는 전 모델을 전기차로 생산한다며 변신을 꾀하고 있다. 운전의 재미를 앗아간다며 내연기관 배기량도 2.0ℓ 이하로 다운사이징 하지 않기로 하는 등 정체성을 이어가기 위한 끊임없이 벌인 노력이 이젠 미래차로 향한 셈이다.
포르쉐는 순수 전기차에도 슈퍼카DNA를 심는다는 계획이다. 2020년 내놓을 전기차 타이칸(Taycan)을 보면 포르쉐의 미래를 짐작할 수 있다. 이 차는 최고출력 600마력(440kW)을 발휘하는 2개의 PSM(permanently excited synchronous) 모터를 장착,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데 3.5초면 된다. 1회 충전으로는 최대 500㎞(유럽 NEDC 기준)까지 주행 가능해 일상에서 사용하기 편리하다.
데틀레브 본 플라텐 포르쉐 영업ㆍ마케팅 총괄은 “창립 70주년을 맞은 2018년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며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며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유럽 내 배출가스 규제 강화 등의 다양한 변수가 생기고 있지만 하반기에도 판매량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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