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국내 경제의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정부가 경기 회복세를 언급한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8개월째다.
기재부는 13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월간 경제동향(그린북)을 발표했다. 기재부는 그린북에서 “전(全)산업생산이 2개월 연속 증가하는 등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한 뒤 “투자ㆍ소비 등이 조정을 받는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동향에 따르면 전산업생산은 자동차, 통신ㆍ방송장비 등 광공업생산을 중심으로 증가해 지난 4월 1.5%(전월대비) 5월 0.3% 등 2개월 연속 증가했다. 6월 수출은 석유제품, 컴퓨터, 반도체 등의 호조가 이어져 사상 최초로 4개월 연속 500억달러를 웃돌았다. 정부가 8개월째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의 근거다.
그러나 다른 지표들을 들여다보면 부정적 신호가 곳곳에 눈에 띈다. 우선 6월 고용은 취업자 수가 10만6,000명(전년 동월 대비) 증가하는 데 그쳐 5개월 연속 10만명대 이하를 기록했다.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도 4월 -0.9%(전월대비), 5월 -1.0% 등 2개월 연속 감소했다.
투자도 부진하다. 설비투자는 3월 -7.6%, 4월 -2.7%, 5월 -3.2% 등 3개월 연속 줄었고, 실제시공실적을 뜻하는 건설기성도 5월 2.2% 감소했다.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2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세다.
정부도 낙관론을 유지하긴 했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기재부는 그린북에서 “세계경제 개선, 수출호조, 추경 집행 본격화 등은 긍정적 요인이지만 고용 상황이 미흡한 가운데 글로벌 통상마찰, 미 금리인상 가속화, 국제유가 상승 등 대내외 위험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정부가 이달 중 내놓을 하반기경제정책방향에서는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고광희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통상갈등은 미중 간에 벌어지는 일이지만 향후 전개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고 우리 수출과 고용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며 “정부도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을 엄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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