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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격차 벌리는 삼성… ‘5세대 V낸드 시대’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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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격차 벌리는 삼성… ‘5세대 V낸드 시대’ 열었다

입력
2018.07.10 17:46
수정
2018.07.10 20:31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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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처음으로 양산 시작

1세대부터 모두 ‘최초’ 기록

저장공간 90단 이상 쌓아 올려

4세대와 용량 같지만 크기 작아

데이터 전송은 1.4배 빨라져

中 경쟁사들은 2세대 출시 수준

삼성전자가 반도체 내 데이터 저장공간(셀)을 90층 이상 쌓아 올린 ‘5세대 V낸드플래시 메모리’ 시대에 가장 먼저 진입했다.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직형(Vertical) 낸드플래시(일명 V낸드)를 양산해 3차원(D) 낸드플래시 시장의 문을 열었던 삼성전자는 V낸드 1세대부터 5세대 기술까지 모두 ‘최초’ 기록을 작성하며 압도적 기술력을 과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저장용량 256기가비트(Gb)의 5세대 V낸드 공정을 완성한 데 이어, 지난달 5세대 기반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양산에 들어갔다”고 10일 밝혔다.

5세대 V낸드는 2016년 12월부터 양산한 셀 높이 64단의 4세대 V낸드와 저장용량(256Gb)은 같지만 셀의 층수를 90단 이상으로 높여 전체적인 크기를 더욱 줄인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이 과정에서 단수를 올리며 늘어나는 높이를 20% 가량 줄이는 독창적 기술을 적용했다. 결국 한 장의 웨이퍼(실리콘 기판)에서 뽑아낼 수 있는 메모리 반도체의 개수가 늘어나 4세대 대비 5세대 V낸드의 생산성은 30% 이상 증가했다.

세계 최초로 층수를 90단 이상까지 높인 비결은 단층을 피라미드 모양으로 쌓은 뒤 최상단에서 최하단까지 수직으로 수백 나노미터(nm) 직경의 미세한 구멍을 뚫어 데이터를 저장하는 원통형 3차원 CTF 셀을 850억개 이상 형성하는 기술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해 상용화한 역대 최고 난이도의 기술로 꼽힌다.

셀 사이의 간격이 좁아질수록 일반적으로 간섭현상이 증가하는데, 삼성전자는 ‘텅스텐 원자층박막 공정 기술’로 간섭현상은 최소화하면서 보다 정확하고 빠른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게 했다. 여기에 차세대 낸드 인터페이스 ‘토글(Toggle) DDR 4.0 규격’까지 처음 적용, 초당 데이터 전송 속도는 4세대 V낸드 대비 1.4배 빨라졌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슈퍼컴퓨터와 엔터프라이즈 서버 등을 위주로 5세대 V낸드 생산 비중을 확대해 고용량 메모리 트렌드를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장인 경계현 부사장은 “5세대 V낸드로 빠르게 성장하는 프리미엄 메모리 시장에서 더욱 차별화된 제품과 솔루션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1테라비트(Tb)와 쿼드 레벨 셀(QLCㆍ1개 셀에 4개 정보 저장)까지 V낸드 라인업을 확대해 메모리 시장 변화를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양산화 성공으로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좀 더 벌렸다. SK하이닉스는 4세대 72단 3D 낸드를 지난해 4월 개발해 양산 중이고, 미국 마이크론도 아직 4세대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한국 반도체를 맹추격 중인 중국 메모리 기업들은 올해 연말쯤 2세대에 해당하는 32단 3D 낸드 출시를 앞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이전까지 세계 최초의 V낸드 기술을 개발할 때마다 매번 단수를 공개했지만 이번 5세대는 ‘90단 이상’이라고만 밝혔다. 업계에서는 96단으로 추정하지만 삼성전자는 “90층 이상까지 높아진 만큼 이젠 단수가 중요하지 않고 속도와 저장용량, 안정성 등으로 차별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스마트폰, PC는 물론 데이터센터 등 기업용으로도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저장장치다. 1989년 일본 도시바가 처음 개발했지만 셀을 수직으로 쌓는 3D 낸드는 삼성전자가 2013년 7월 최초로 양산에 성공했다. 이후 현재까지 삼성전자는 글로벌 낸드 시장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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