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시장서 OLED 주도권 강화”
SK하이닉스도 중국 내 파운드리 공장 건설
중국 정부가 10일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廣州)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장을 승인했다. 지난해 7월 건설 결정 이후 한국 정부 심사 5개월, 중국 정부 심사 7개월 꼬박 1년이 걸렸다. LG디스플레이는 양산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해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로의 사업 전환에 박차를 가한다.
광저우 OLED 공장은 LG디스플레이와 광저우개발구가 70대 30 비율로 투자한 합작사로 운영한다. 자본금 2조6,000억원을 포함해 총 투자 규모는 5조원이다. 이 공장의 주력 생산품은 대형 TV용 OLED로 내년 하반기 양산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월 6만장 규모로 생산을 시작해 최대 월 9만장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경기 파주시 공장(E3ㆍE4) 생산능력(월 7만장)을 더하면 내년 하반기 LG디스플레이는 월 13만장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55인치 TV를 연간 1,000만대 출하할 수 있는 수준이다.
지난해부터 광저우 공장 건립을 준비해 온 LG디스플레이는 숨통이 트이게 됐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OLED TV 판매량은 2019년 400만대에서 2020년 800만대, 2021년 1,000만대에 육박할 전망이다. 특히 중국은 전 세계 유일하게 OLED TV 판매량 증가 속도가 100%를 넘는 지역이라는 게 LG디스플레이의 설명이다. 고속 성장을 보이는 현지 시장에 공장을 건립해 OLED 사업 확대를 꾀했지만, 기술 유출을 우려한 우리나라 정부와 자국 산업을 보호하려는 중국 때문에 애초 계획보다 늦어졌다. 중국 업체들은 대형 액정표시장치(LCD)에선 이미 한국을 넘어섰지만 OLED 기술력에선 크게 뒤처져 있다. 통상 5개월 걸리는 중국 정부의 승인 심사가 7개월까지 늘어진 것도 견제 때문이었다는 게 업계 해석이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중국 정부의 승인 결정을 환영한다”며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 건설과 양산 노하우를 총동원해 최대한 일정을 단축함으로써 제품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부회장은 “궁극적으로는 OLED로의 사업구조 전환속도를 높여 LG디스플레이가 글로벌 디스플레이 산업을 지속해서 선도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도 중국 내 공장을 확보해 경쟁력을 높인다. SK하이닉스는 아날로그 반도체 공장 건설을 위해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시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200㎜ 웨이퍼 파운드리 생산기지를 마련한다. 내년 하반기 완공 예정이다. SK하이닉스 측은 “아날로그 반도체 수요가 높은 중국으로 공장을 옮기는 대신 국내에는 고부가 사업 추진에 필요한 연구개발(R&D) 기능을 남기고 300㎜ 웨이퍼 공장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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