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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학교 갈 수 있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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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학교 갈 수 있게 됐어요”

입력
2018.07.10 16:15
수정
2018.07.10 22:12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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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출신 11세 미르군

난민 신분 국내 첫 장애인 등록

등하교 때 보조인 지원 가능

파키스탄 출신 난민 미르(10ㆍ오른쪽)군과 여동생 자밧드(8ㆍ여ㆍ왼쪽). 이민과 함께 제공
파키스탄 출신 난민 미르(10ㆍ오른쪽)군과 여동생 자밧드(8ㆍ여ㆍ왼쪽). 이민과 함께 제공

“이제 학교 갈 수 있어요.”

장애인 등록이 안돼 입학을 포기해야 했던 파키스탄 아동이 난민 신분으로는 국내 처음으로 장애인 등록에 성공하면서 학업의 길이 열렸다.

10일 부산 사상구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파키스탄 발루치스탄 출신 미르(11)군의 장애인 등록이 완료됐다.

미르군은 2015년 4월 우리나라 정부에서 난민 인정을 받은 아버지 칼레드 발로츠 무마하마드자이(50)씨의 초청을 받아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입국했다. 두 달만에 미르군과 어머니, 여동생은 모두 난민 지위를 얻었으며, 뇌병변 장애1급인 미르군은 부산 사상구에 있는 장애인특수학교 솔빛학교에 입학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평지에서도 걷다가 자주 넘어지는 미르군을 가파른 언덕과 터널을 지나야 하는 버스 정류장까지 데려다 줄 사람이 없어 사흘 만에 등교를 포기했다. 미르군의 아버지는 본국에서 받은 고문으로 어깨를 다쳐 팔을 쓰지 못하는 상태이고, 어머니는 교통사고로 무릎을 다쳐 미르의 통학을 도울 수 없었다.

이에 활동보조인 지원이 필요했던 미르군의 가족은 거주지인 사상구에 장애인 등록을 신청했지만 난민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미르군의 아버지는 인권단체의 도움을 받아 지난해 2월 법원에 장애인 등록 거부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며, 1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지난 2월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하면서 미르의 장애인 등록이 가능해졌다.

사상구 관계자는 “보건복지부에서 지난해 6월 난민도 장애인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면서 미르의 신청이 받아들여졌다”며 “미르는 대법원 승소와 함께 장애인 등록을 마무리했으며, 이달 장애인 활동보조인을 신청해 심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활동보조인 지원이 가능해지면 등ㆍ하교를 비롯해 청소와 세탁, 목욕 등을 지원받을 수 있어 미르군의 가족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마하마드자이는 “아들이 정식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최근 한국 사회가 난민 문제로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 우리와 같이 실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난민들에 대해서는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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