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개막하는 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부천영화제)가 북한 영화 특별전을 개최한다. 4. 27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 영화를 공식 상영하기는 부천영화제가 처음이다.
북한 영화나 영상물은 관계법령상 특수자료에 해당돼 상영이 제한될 뿐 아니라 상영이 허가된 경우라도 엄격한 절차를 거쳐 선별된 사람만이 관람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특별전은 그간의 관례를 깨고 아무 규제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했다. 북한 영화에 대해 제한 상영이 이뤄지지 않는 첫 사례다.
부천영화제는 “올해 초 통일부로부터 사전 접촉 승인을 받아 민족화해협의회에 작품 상영 허가와 감독ㆍ배우 초청장을 전달했다”며 “4월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과 6월 싱가폴 북미 정상회담 등 우여곡절 속에서 겨우 영화 상영을 할 수 있게 됐다”고 10일 밝혔다.
‘미지의 나라에서 온 첫 번째 영화 편지’라는 타이틀로 진행되는 이번 특별전에선 북한 장편영화 3편과 단편영화 6편 등 총 9편을 상영한다. 2016년 평양국제영화축전 최우수상 수상작으로 부모를 잃은 세 남매의 감동실화를 유머러스하게 그린 ‘우리집 이야기’와, 최근 평양의 변화상을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 ‘교통질서를 잘 지키자요’, 북한 영화 최초로 2000년에 국내 개봉했던 괴수영화의 고전 ‘불가사리’(1985), 북한ㆍ영국ㆍ벨기에 합작 영화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2012) 등이 초청됐다. 아울러 부천영화제는 ‘우리집 이야기’의 주연 배우 백설미와 리윤호, 하영기 감독,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에 출연한 ‘인민배우’ 리영호와 ‘공훈배우’ 김철을 공식 초청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상영 시간표는 홈페이지www.bifan.kr 참조)
남북한 영화 교류 방안을 논의하는 포럼도 함께 열린다. 13일에는 북한 SF 문학과 북한 영화의 환상성에 대해 토론하는 ‘SF 판타스틱 포럼: 북한 문화예술계의 SF와 판타지’ 포럼이 열리고, 20일에는 남북 문화 차이와 교류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는 ‘통일로 가는 징검다리: 남북영화’ 포럼이 진행된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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