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한국당 30% 등 구성 변화에
“당리당략 대신 상생 협력 의회 운영…
집행부 견제와 균형 본연 역할 다하며
합리적 대안ㆍ방향 제시 의회 만들 것”
“집행부가 초심을 잃고 도민 뜻에 어긋나는 모습을 보이면 따끔하게 질책하고 날카롭게 비판하는 견제와 감시라는 본연의 역할을 해 나갈 겁니다”
11대 경북도의회 전반기를 이끌 장경식 의장의 각오이다.
그는 철의 도시 포항, 그 중에도 제철동 등 철강산업단지 출신 4선 의원으로 포항제철공고 총학생회장, 현대제철새마을금고 이사장,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조합회의 의장 등 평생을 철강의 고장에서 자랐다. 출신지를 연상하게 하는 우람한 체격에 성격도 강성이라는 평가여서 집행부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장 의장은 “11대 도의회는 도민의 대의기관으로서 행정사무감사, 도정질문, 예산심사 등을 통해 집행부를 철저히 견제하고 감시하면서 비판에는 반드시 합리적 대안과 방향을 함께 제시하는 생산적 의회로 운영할 계획이다”는 기본 방침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철우 도지사와 임종식 교육감의 정책이 조기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지만 견제와 비판이라는 의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실 지난 10대 도의회까지는 60명 의원 대부분이 자유한국당 소속이어서 집행부와의 관계가 비판 견제 보다는 상호협조 분위기로 흘렀다. 하지만 이번 11대 의회는 다르다는 점을 장 의장도 잘 알고 있다.
장 의장은 “이번 선거에서 도민들은 새로운 변화를 선택했다. 도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고 기대와 열망이 얼마나 큰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도민의 시대적 요청과 동료 의원들의 지혜를 모아 강도 높게 혁신해 나갈 생각이다”는 각오를 밝혔다. 단체장의 권한은 비대해지고 있는 반면 이를 견제 감시할 지방의회는 법령의 제약으로 기능과 역할수행에 한계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제도적 환경과 여건을 만드는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과거 한국당 독점구조가 깨지고 민주당 무소속 등 도의원의 30%, 19명이 비한국당 출신으로 구성된 상황도 장 의장이 풀어야 할 숙제이다.
장 의장은 “도의회 가장 큰 변화 중의 하나로 민주당과 무소속 의원이 각 9명, 바른미래당 1명이 당선됐다”며 “좀 더 다양한 민의를 올바르게 반영하는 주민의 선택이고 결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파간의 소모적 갈등이나 당리당략 대신 상생과 협력으로 도민만 바라보는 화합의 의정활동을 펼쳐 나갈 수 있도록 의장으로서의 조정과 중재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겠다”는 다짐도 밝혔다.
대구공항통합이전, 대구취수원 이전 등 현안도 도의회가 집행부가 함께 풀어가야 할 과제이다.
장 의장은 “동남권 신공항 문제는 2016년 김해공장 확장으로 결론이 이미 난 사항임에도 지방선거 이후 부산을 중심으로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움직임이 있는데 이는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고 비난했다. 정치적 관점이 아니라 지역전체, 나아가 국가전체 이익을 함께 고려해 결정할 사안이라는 것이다.
그는 “통합대구신공항 이전 문제도 민간 및 군 공항 통합이전과 민간공항만 존치 등으로 의견이 나눠지고 이전지역도 결정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경북의 백년대계와 도민의 삶과 직결된 현안으로 경북도와 지역정치권이 한 마음으로 뭉친다면 어려운 고비를 잘 넘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 의장은 “대구취수원 이전문제는 정치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주민의 동의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통과 협력에 기초한 상생발전이 가능하도록 지방의회가 주어진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장 의장은 “경북은 격랑에 휩싸여 있다고 할 만큼 어려운 시기”라며 “장기적 경기침체와 지방소멸의 위기에 대해 말뿐이 아닌 구체적 실행계획이 수립되고 실천돼야 한다”고 집행부의 신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다당제 구도의 도의회 의장의 역할에 대해서는 “의장은 당적은 있지만 도민 소속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공정하게 도의회를 이끌어 갈 것이고 충분한 협의와 대화를 통해 의회 본연의 책임과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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