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5,000만불 들인 노이다 신공장 준공
2020년 1억2000만대…세계 최대 휴대폰 공장
샤오미에 뒤진 점유율 회복 나서
서남아 시장 전초기지 전략도
삼성전자가 인도 노이다 신(新)공장 준공을 발판으로 중국 업체들에 추격을 허용한 인도에서 1위 되찾기에 나선다. 신공장 가세로 세계 최대 휴대폰 생산거점이 된 노이다 공장은 방글라데시와 스리랑카 등 서남아 국가들을 공략하는 삼성전자의 전초기지 역할까지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9일 오후 5시(현지시간) 이재용 부회장과 고동진 ITㆍ모바일(IM) 부문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인도 뉴델리 인근 우타르프라데시주의 산업도시 노이다에서 신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나란히 참석해 신공장 가동을 축하했다.
노이다 신공장은 지난해 6월 착공해 1년여 만에 준공됐다. 12만9,000㎡ 부지에 건물면적은 3만6,400여㎡이고, 사업비 6억5,000만달러(약 7,200억원)가 투입됐다.
1995년 8월 인도법인을 설립해 세계 2위 인구대국 인도 시장에 뛰어든 삼성전자는 1996년 완공한 노이다 공장에서 휴대폰과 냉장고를 생산 중이다. 2007년 세운 첸나이 공장은 TV 세탁기 에어컨 등을 만든다.
기존 공장(12만1,000㎡) 바로 옆에 비슷한 규모의 신공장이 완성돼 전체 노이다 공장은 25만㎡ 넓이로 확장됐고 생산량도 두 배로 늘어난다. 현재 연간 6,800여 만대 수준인 휴대폰은 신공장이 풀가동하는 오는 2020년 말 1억2,000만대, 냉장고는 120만대에서 240만대로 불어날 예정이다. 단일 휴대폰 공장으로는 삼성전자 베트남 1ㆍ2공장을 앞서는 생산량이다. 인도 정부는 올해 4월 수입 스마트폰 관세를 20%로 올렸는데, 삼성전자는 신공장을 통해 관세 장벽을 피해갈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시장이 될 인도를 공략하기 위해 노이다 신공장에서 피처폰과 함께 준프리미엄 갤럭시A와 중저가 갤럭시J 시리즈 등 스마트폰을 동시에 생산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2억8,130만대이고, 이중 스마트폰은 1억2,680만대다. 절반 이상이 피처폰인 데다 2020년까지도 피처폰 비중이 45%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돼 피처폰 또한 포기할 수 없는 분야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해 4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샤오미가 25%의 점유율로 삼성전자(23%)를 앞선 것으로 집계했다. 6년간 1위를 유지하다 ‘왕좌’를 내준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26%로 점유율을 끌어올렸지만 샤오미(31%)와의 격차는 5%로 더 벌어졌다. 여기에 비보 오포 화웨이를 합친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36%)보다 10%포인트 증가한 46%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인도 휴대폰 시장에서 연간 기준 1위를 지킨 삼성전자지만 올해 중국 업체들에게 추격을 허용한 상황에서 노이다 신공장이란 ‘천군만마’를 얻었다.
지난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출소한 이후 두문불출한 이 부회장이 직접 준공식에 참석한 것도 이 같은 중요성 때문이다. 노이다 신공장 투자는 이 부회장이 2016년 9월 인도에서 모디 총리와 접견한 뒤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신공장이 제 역할을 해낸다면 투자를 주도한 이 부회장의 경영적 판단이 적중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극소량에 불과한 인도 주변국 수출 물량을 늘릴 기회도 잡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도법인에서 휴대폰 생산량이 증가하면 오는 2022년까지 연평균 7~9% 성장이 전망되는 방글라데시 등 인근 국가 수출을 본격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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