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의회를 말한다] 1. 배지숙 대구시의회 의장
정계입문 동기는 ‘모성애’…아동 청소년 문제 최우선
“8대 대구시의회는 최상의 조합”
6ᆞ13 지방선거 결과 자유한국당 독점구도였던 대구경북(TK) 정치 지형이 크게 변하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과 무소속 의원 등이 대거 지방의회에 진출하면서 지금껏 보기 힘들었던 양당구도가 틀을 잡고 있다. 새로운 정치실험에 나선 의원들의 각오를 들어본다.
“대구가 시정과 의정, 양 날개가 균형을 이뤄 날도록 하겠습니다.”
정치에 무관심하던 학원 유명 강사가 대구시의회 의장이 됐다. ‘두 아들에게 좋은 세상을 물려주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에서 시작된 생활정치는 의회가 열릴 때마다 “아동과 청소년”을 외치는 시의원을 탄생시켰다. 3선 시의원인 그가 이제 250만 대구시민의 뜻을 대변하는 선봉에 섰다.
배지숙(50ᆞ3선ᆞ자유한국당) 대구시의회 의장은 9일 대구시의회 의장실에서 “이번 8대 의회가 가장 이상적인 조합”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달 초 개원 후 전체 30명 중 26명이나 되는 초선 의원이 상임위원장을 맡았고 더불어민주당 의원 5명이 임시회 개원에 따른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하며 불참한 터라 새 의회에 걱정이 앞선다는 항간의 우려와는 정반대였다.
이유는 이랬다. “대구시의회가 외형적으로는 한국당과 민주당 양당구도로 잘 분할됐고, 기초의회에서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등 의원직을 역임한 초선이 12명이나 되면서 의정활동의 전문성을 단계적으로 넓혀가는 바람직한 형태”라는 배 의장은 “초선 의원들은 초보가 아니라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수 십 년간 갈고 닦은 전문가”라고 정의했다.
최근 선출된 대구시의회 임태상 기획행정위원장, 이만규 운영위원장, 하병문 경제환경위원장은 각각 서구, 중구, 북구의회 의장을 지냈다.
그는 또 “민주당 의원들이 절차상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발전적인 모습으로, 의회사무처가 잘 검토한 후 조치토록 했다”며 “의회에서 누가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더라도 중립적인 입장에서 경청하고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의 시정과 의정은 균형이 중요하다는 그는 우선 시정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대구의 현안인 대구공항 통합이전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이었다. 지난 의회에서 남부권신공항 추진 특위 위원장과 대구공항 통합이전 추진 특위 위원으로 활동한 그는 “대구시민들이 통합공항 이전에 힘을 실어준 만큼 의회가 힘껏 도울 것”이라며 “가덕도신공항 재추진은 시계를 10년 전으로 되돌리는 꼴”이라고 잘라 말했다.
효성여고와 계명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배 의장은 이듬해인 1991년 영어학원 강사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인기강사로 유명세를 탄 그는 아예 세계입시학원 원장으로 택호를 바꾸고 학원도 12개나 운영하면서 대구학원계의 신화를 새로 썼다. 만삭의 몸으로 강단에 서다 코피까지 흘렸고, 전체 학원의 여름방학 시간표를 짠 다음날 둘째 아들을 출산할 정도로 악바리 근성을 보였다.
“두 아들 모두 모유수유를 했다”는 배 의장의 정치입문 동기는 모성애다. 학원을 운영하면서도 한국자유총연맹 대구여성협의회장과 대구 여성단체협의회 총무이사, 민주시민교육센터 교수 등 다양한 사회참여를 했지만 청소년을 위한 사회적 제도와 안전장치를 마련하는데는 역부족이었다. 엄마 개인의 역할로는 한계를 느낀 그는 2006년 “시의원이 되겠다”며 당시 한나라당에 공천을 신청했으나 “당 기여도가 없다”는 이유로 혼만 났다.
2010년 상향식 공천을 거쳐 재도전에 성공한 그는 의회에서 마이크만 잡으면 청소년 문제를 제기했다. 2011년 시의회 시정질문에서 “대구의 청소년 1인당 한 해 예산이 5만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전국서 꼴찌 수준”이라고 지적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올 청소년 예산은 그때보다 3배 이상 증액됐다. 또 청소년 문제를 맡고 있는 대구시의 교육청소년정책관실도 시민행복교육국의 주무 부서로 자리잡고 있다.
“의원 한 명이 4년간 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은 엄청 나다”는 배 의장은 “가장 낮은 곳에서 시민을 섬기고 동료 의원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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