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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북한, 베트남의 길 따르면 기적 일어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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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북한, 베트남의 길 따르면 기적 일어날 것”

입력
2018.07.09 16:37
수정
2018.07.09 20:09
1면
0 0

“베트남과 협력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약속을 지킨다는 증거”

8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에서 현지 재계 관계자들 인사 나누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오른쪽) 미 국무장관. VN익스프레스
8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에서 현지 재계 관계자들 인사 나누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오른쪽) 미 국무장관. VN익스프레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베트남 성공사례’를 들어가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베트남이 왔던 길을 북한이 따른다면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은 한때 북한처럼 미국과 적대 관계에 있었지만, 관계 정상화를 통해 상생의 길을 택한 뒤 연평균 6.7%의 고성장으로 이어가고 있다.

9일 베트남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전날 오후 “지난 수십년간 베트남은 믿을 수 없는 성장을 이뤄냈다”며 “미국과의 정상적인 외교 관계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가 원하는 것은 언젠가는 베트남과 같은 동일한 수준으로 북한과 협력하는 것”이라며 “베트남이 얼마나 멋진 길을 왔는지 목격했기에 ‘그게’ 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맥락상 정치 체제 보장과 경제성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회주의 체제의 베트남은 높은 수준의 정치적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가 10년 만에 그 2배인 2,385달러를 달성했다. 정치적 안정과 높은 경세 성장은 역대 최고치(175억달러)의 외국인 직접투자(FDI)를 일으켰고, 그 덕에 베트남은 올해 상반기 7.08%의 경제성장을 기록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이틀 일정의 베트남 방문 중 첫날 저녁 하노이 진출 미국 사업가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왔다. 그는 지난 6, 7일 방북에 이어 8일 일본에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가진 뒤 당일 오후 하노이에 도착했다.

전례 없는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일어선 베트남의 이야기를 100여명의 참석자들 앞에서 늘어놓은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도 그(김 위원장)의 나라가 베트남이 온 길을 따라올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이 기회를 잡는다면 북한에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선택은 그에게 달려 있다”면서도 “국민들이 받던 불이익을 제거하고, 번영의 미래를 향해 발을 내딛는다면 역사는 김 위원장을 북한 국민들의 영웅으로 묘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도 거듭 압박했다. 그는 “양국 회담 이후 사람들(언론)은 논점에서 벗어난 발언들을 내놓을 것”이라며 “하지만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한 약속을 이뤄 내기로 결심했으며, 김 위원장도 그가 한 약속을 이행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어떤 나라(베트남)가 미국과 함께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로 결심했을 때, 우리가 싸우지 않고 서로 협력하고 있다는 사실은 미국이 약속을 지키고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6, 7일 열린 북미 고위급 회담 직후 “미국이 보인 태도와 입장은 실로 유감스럽다”며 “미국은 일방적이고 강도 같은 비핵화 요구만 들고 나왔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도 “회담은 상호 신뢰 속에 진행됐으며 핵무기 포기에 대한 북한의 약속도 재차 확인했다”며 “대북 제재는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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