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여성의 남자친구가 만든 블로그처럼 가장한 후 피해 여성 얼굴과 다른 여성의 나체 사진을 이어 붙인 사진들을 유포한 20대 남성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부(부장 임성철)는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이모(26)씨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이씨는 2016년 피해 여성 남자친구와 비슷한 이름으로 블로그를 개설한 뒤 피해 여성 얼굴 사진의 앞뒤로 성기가 드러나는 등 노출이 심한 다른 여성 사진 수십장을 함께 올렸다. 문제는 다른 여성 사진이 피해 여성과 머리스타일이나 자세 등이 비슷해 일반인이 보기에는 피해 여성과 동일인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로 인해 피해 여성은 대인기피증, 우울증, 불면증 등 정신질환을 얻었고, 학교 수업 참석도 힘들어 졸업을 늦추는 등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
1심은 “피해자가 받았을 정신적 충격이 극심했을 것으로 보이고, 피해의 완전한 회복은 불가능해 이씨에 대한 엄한 처벌의 필요성이 크다”면서도 “이씨가 초범이고 사회초년생으로서 왜곡된 성 의식 개선 여지가 큰 점, 피해자에 사과하고 사진 삭제를 위해 노력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벌금형을 선고했다.
반면 항소심은 실형을 선고하고 이씨를 법정 구속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인터넷에 게시한 사진이나 글 등은 무한정 복제 가능성을 가지고 있어 한번 유포된 자료는 완전 삭제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고, 완전 삭제를 확인할 방법도 없다”며 “피해자의 삶을 범행 전으로 되돌릴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또 “해당 게시물은 다른 사람이 봤을 때 피해자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고 글도 피해자에 관한 것으로 오해할 여지가 크다”며 “이런 범죄는 특히 여성에 대한 사회적ㆍ인격적 살인으로 평가할 수 있어 이씨에게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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