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치킨 준비해주세요” 태국 동굴 소년들이 남긴 메모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치킨 준비해주세요” 태국 동굴 소년들이 남긴 메모들

입력
2018.07.09 14:52
수정
2018.07.09 14:55
0 0
태국 치앙라이주 탐 루엉 동굴에 갇혔다 8일 구조된 4명의 태국 유소년 축구 선수들을 응급치료 하기 위해 군 의료진이 동굴로 향하고 있다. 치앙라이=AFP 연합뉴스
태국 치앙라이주 탐 루엉 동굴에 갇혔다 8일 구조된 4명의 태국 유소년 축구 선수들을 응급치료 하기 위해 군 의료진이 동굴로 향하고 있다. 치앙라이=AFP 연합뉴스

태국 북부 치앙라이주 탐루엉 동굴에 갇혀 있는 태국 유소년 축구팀 소년들이 가족들에게 남긴 자필 메모가 공개됐다.

치앙라이 ‘무 빠(야생 멧돼지)’ 축구 클럽에 소속된 선수 12명과 코치 1명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관광 목적으로 탐루엉 동굴을 찾았다가 갑자기 내린 비로 고립됐다. 실종 열흘이 지난 2일 밤 영국 동굴탐사 전문가들에 의해 극적으로 발견됐고, 태국 정부 당국은 바로 구조 작업에 돌입했다. 지난 8일 세계 각국에서 모인 잠수요원 13명과 태국 해군 대원 5명이 참여한 가운데 구조 작업이 진행돼 4명이 구조됐다. 당국은 최초 구조자인 몽꼰 분삐엠(14)의 이름만 알린 후 나머지 구조자 3명의 신원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구조 소식이 전해지면서 소년들이 동굴에서 가족에게 쓴 애절한 메모가 잠수대원들을 통해 전달돼 화제가 되고 있다. 잠수대원들은 이 메모들을 동굴 안까지 왕복 11시간을 오가며 전달했다. 메모들은 태국 해군특수부대 네이비실이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온라인상에 퍼졌다. 먼저 실종 당시 아이들을 데리고 나섰던 코치 엑까뽄 찬따웡은 부모들에게 사죄했다. 그는 “아이들을 최선을 다해 돌볼 것을 약속하고, 부모님께 사죄의 말씀을 전한다”고 메모에 적었다.

소년들은 부모를 안심시키는 내용의 글을 메모에 적어 보냈다. 뚠이라는 소년은 “엄마, 아빠.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괜찮아요. 제가 나가면 치킨 먹을 수 있게 준비해주세요. 사랑해요”라고 적었다. 또 퐁이란 이름의 소년은 “저는 안전해요. 모두 사랑해요”라고 걱정하는 가족들을 위로했다. 소년 믹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믹은 “나는 모두가 그리워요. 할머니, 엄마, 아빠 그리고 형제들”이라고 적었다. 이어 “해군들이 나를 잘 보살펴주고 있고, 나는 이곳에서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보낸 쪽지에는 소년들의 건강 상태가 염려되는 글귀도 적혀 있었다. 돔이란 이름의 소년은 메모에 “날씨가 춥다”고 적었다. 동굴 내부 온도는 20~25도로 알려졌다. 태국 당국은 구조가 늦어지면 소년들이 영양실조, 탈수, 저산소증 등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태국 정부 당국은 준비가 되는대로 2차 구조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태국 동굴 소년들이 가족들에게 전한 메모들 

페이스북 'Thai NavySEAL' 캡처
페이스북 'Thai NavySEAL' 캡처

나이트(Night) “엄마, 아빠 사랑해요. 저는 걱정하지 마세요. 모두 사랑해요.”

페이스북 'Thai NavySEAL' 캡처
페이스북 'Thai NavySEAL' 캡처

닉(Nick) “엄마, 아빠 그리고 나의 형제 자매. 모두 사랑해요. 내가 나갈 수 있다면 무 카타(돼지고기로 만든 요리) 먹게 해주세요.”

페이스북 'Thai NavySEAL' 캡처
페이스북 'Thai NavySEAL' 캡처

마크 (Mark) “엄마, 잘 지내죠? 집에 계세요. 저는 아무렇지도 않아요. 선생님에게도 말씀해주세요. 사랑해요.”

페이스북 'Thai NavySEAL' 캡처
페이스북 'Thai NavySEAL' 캡처

뷰(Bew) “걱정하지 마세요. 엄마, 아빠. 제가 사라진 지 겨우 2주가 지났어요. 돌아가면 자유 시간마다 엄마를 도와드릴게요. 서둘러 갈게요.”

페이스북 'Thai NavySEAL' 캡처
페이스북 'Thai NavySEAL' 캡처

믹(Mick)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가족들이 그리워요. 엄마, 아빠 그리고 형제들. 모두 사랑해요. 형. 우리 물개 잘 챙겨요.”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