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총리 “깜짝 놀라고 충격받았다”
영국에서 지난달 말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에 중독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던 40대 남녀 2명 중 한 명이 8일(현지시간) 숨졌다. AP,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경찰은 지난달 30일 독극물 중독 증세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던 44세 여성 던 스터지스(44)가 이날 사망했다고 밝혔다. 스터지스는 연인 찰리 롤리(45)와 함께 월트셔 주 에임즈버리의 한 건물에서 발견됐다. 롤리는 병원에서 치료 중이나 여전히 위중한 상태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 3월 러시아 이중스파이 출신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에 대한 암살 시도에 쓰였던 것과 같은 노비촉에 중독된 것으로 확인됐다. 스터지스 커플 사건이 스크리팔 부녀가 혼수상태로 발견됐던 솔즈베리에서 불과 13㎞ 정도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데다, 똑같이 러시아에서 개발한 노비촉에 중독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노비촉은 1970∼1980년대 옛 소련에서 개발한 신경작용제로, 북한 김정남 암살에 쓰였던 맹독성 물질 VX보다 5∼8배 강하다. 영국 경찰은 스터지스 커플이 독극물 공격의 대상이 될 만한 배경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고, 전문가들은 이들이 아무렇게나 버려진 노비촉에 우연히 노출됐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스터지스의 사망을 보고받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깜짝 놀라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스터지스가 숨지면서 이 사건은 살인사건으로 전환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닐 바수 영국 경찰 대테러대책본부장은 성명에서 “시민 2명이 어떻게 그토록 치명적인 물질에 노출된 것인지 알아내기 위해 모든 가능한 증거를 수집하는 철저하고 꼼꼼한 작업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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